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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창의회의는 '봉숭아 학당'?

의견표출 자유분방… 주요 시책, '창의회의' 거치며 완성도 높여

내용

‘부산시 창의회의는 봉숭아 학당’이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봉숭아 학당’, 어느 TV '개그 콘서트‘ 중 한 코너인데요. 멤버들이 저마다 톡톡 튀는 언변·몸짓으로 팬들의 폭소를 자아내는 인기프로죠. 한편으론 참 통제하기 힘든, 와글거리는 악동들의 교실이라는 이미지도 있고, 이 부분을 은유화하여 우리 사회에서도 ’봉숭아 학당‘이라는 표현들을 더러 사용하곤 합니다.

창의회의가 봉숭아 학당이다? 저는 이 부분을 ‘봉숭아 학당’ 코너가 자랑해야 할 장점을 은유화한 것으로 봅니다. 참석자마다 그만큼 활발한 토론을 꺼리지 않는다는, 그래서, 토론의 미를 충분히 즐긴다는 그런 뜻으로 봅니다. 그런 인식은 어제 창의회의를 보곤 보다 확실해졌어요. 창의회의는 정말 개콘의 ‘봉숭아 학당’ 마냥 저마다 정말 자유분방한 의견들을 쏟아내며, 겉으론 참 왁자지껄 시끄럽고 통제하기 힘든 모양새인데요. 아, 그런 과정 거쳐 결론을 맺는 것을 보면 “이래서, 창의회의가 꼭 필요하구나”하는 생각을 새삼 절감하겠더라구요.

두루 아시겠지만, 우리 부산시 주요간부들은 정기적으로, 정책회의와 창의회의를 갖고 있지요. 정책회의는 월요일 오전 시장께서, 창의회의는 목요일 오전 행정부시장께서 주재하는 형식인데요. 참석자 면면을 보면, 실·본부·국장을 총망라, 나라로 치면 국무회의 비슷한 형식입니다. 부산시의 주요 시정방향이며 정책집행 사항은 거의, 이 회의 중 적어도 한 군데는 거치는 것 같더군요.

대략, 정책회의가 일정한 격식을 갖추는 모양새인 반면, 창의회의는 ‘형식’보단 ‘실속’을 추구하는 참 실리적인 회의체더군요. 아, 그 바쁜 간부분들이 아침 8시에 갖는 회의이니 이런저런 격식 보단, 토의 주제를 충분히 토의한 뒤, 본연의 업무에 복귀해야 할 터, 회의 진행은 스피디하기 짝이 없습니다.

회의 시작 5분전쯤이면 회의멤버들이 발 빠른 걸음으로 제 자리를 찾고, 행정부시장께서 착석하시면 토의안건 설명자가 기다렸다는 듯 토의자료를 설명하지요. 토의안건은 시정수행상 조정해야 할 부분, 애로가 있는 부분이구요. 이런 부분을 대상으로 충분히 토론하며 의견을 수렴하는 형식이더군요.

이 회의의 특징적 장점은 뚜렷합니다. 평소 다른 실·국 업무에 간여하기 어려워하는 분위기를 넘어, 이 시간만은 저마다의 의견을 충분히 밝히며 불같은 토론을 벌인다는 것입니다. 그 바쁜 간부분들이 다른 업무영역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코멘트하길 꺼릴 듯도 한데, 그게 관습일 듯 도 한데, 그게 그렇지 않더라구요. 기술 파트의 업무에 대해, 행정 파트의 의견도 충분히 쏟아내고, 적절히 반영하는, 그래서 한 시책·사업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참 효율성 높은 절차더군요.

어제의 사례를 하나 들어봅니다. 토의 안건 중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활용방안이 있었어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구간 중 해운대지역 노선이 새로 뚫림에 따라 폐선부지(기차가 다니지 않는 부분)이 생겨나고, 그 부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를 모색하는 안이었습니다. 더러 아시죠? 동해남부선 노선이 바뀌면서, 수영역-해운대역-미포-송정 구간은 철길이 없어집니다.

대략 설명자료를 보니, 이 안건은 이전에도 이 회의를 거쳤더군요. 폐선부지에 대한 개발계획을 수립, 난개발을 막고, 해운대 관광특구와 동부산관광단지를 연계하는 관광자원으로 조성한다는 방향 있구요. 구간별 개발방안을 찾되 주민의견도 반영토록 하는 의견 주었더군요. 당연히 소관부서에선 개발방안 찾으며 지역주민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실시했구요.

제가 보기에, 소관부서에선 엄청 땀을 흘리며 방대한 작업을 했더군요. 구간별 검토안을 5개안나 제시하더군요. 대안별 계획개요, 사업비, 장점, 단점, 사업추진방안까지, 빈틈(?) 없을 정도의 완벽한 검토결과를 제시하며 담당부서 의견도 달았더군요. 자료를 설명하는데 만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구요.

근데, 이 안 설명 마치고 나니 이 곳 저 곳에서 질문과 평가가 쏟아지는데, 아, 그 의견들 정말 날카롭더군요. 전혀 빈틈없을 듯 한 검토안의 빈틈을 이모저모 찾아 대안들을 제시하는데, 그건 상당 부분 일반시민의 눈높이를 적절히 맞추는 듯한 생경한 의견이더라구요. 검토결과며 토론과정을 일일이 설명할 순 없지만, 토론의 뼈대만은 또렷이 기억할 수 있겠습니다.

아, 그 폐선부지 생긴 부분에 꼭 다른 시설·설비를 다시 넣어야만 하는가? 그럴 경우 수요측정이며 경제성은 정말 정확한 것인가? 어떤 설비를 다시 넣는다고 할 때 시민(주민)반발은 없겠나? 부산 찾는 관광객은 새 교통수단을 타는 걸 즐길까, 아니면 직접 체험하는 어떤 모델을 즐길까? 심지어는 배석했던 어느 과장도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는 듯 기꺼이 의견을 내더군요. 요즘, 없는 스토리도 만들어내야 하는 시대인데, 있는 스토리를 왜 없애려 하나? 그 철길 바탕으로 시민기대 충족하며 관광객 유인할 수단은 따로 없겠는가?

저는 이 토론을, 정말 긴 시간을 아낌없이 쏟아 붓는 이 토론과정을 보며 창의회의의 진정한 값어치를 실감했습니다. 기술 파트에서 ‘개발’에 시선 맞춰 완벽한 안을 마련했더라도 인문학적 소양 바탕한 반론들 쏟아지니 그게 곧 시대의 트랜드며, 시민의 눈높이일 수 있겠더라구요.

회의의 결론은요? 그 역시 정말 적절한 결론이었다고 봅니다. 정말 ‘봉숭아 학당’의 그 어수선한 분위기 같은 토론 장시간 지켜보던 행정부시장께서 “이제, 정리하자”면서 낸 결론은 “우리, 직접 현장을 한번 걸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직접 현장 찾아보며 주민의견 듣고 토론 더 하면 보다 좋은 활용방안 찾을 수 있겠다는 거죠. 멤버들은 바로 현장 찾을 날까지 점검하고 확인하더군요.

저는 소관부서의 검토결과가 옳다, 그르다, 그런 얘기 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봉숭아 학당’ 같은 그 창의회의가 왜 꼭 필요한지를 절감하며, 그 회의의 개방성과 생산성을 극찬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많고 많은 부산시의 주요 시책들이, 좀 번거롭긴 하지만, 이 ‘봉숭아 학당’을 거치며 완성도를 한껏 높여나갈 것이라는 기대 크구요. 그래서, 부산시정은 늘 시민 곁에 보다 완벽하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는 것입니다. 목요일이면 8시에 회의 가지며 더러 얼굴 붉히곤 하는, ‘봉숭아 학당’ 멤버들의 건투를 빕니다.

작성자
차용범
작성일자
2011-03-1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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