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 얼굴없는 천사들
- 내용
천사(Angel)는 종교적으로 거룩한 신의 뜻을 인간에게 전하고 인간의 소원을 신에게 전하는 영적 중개자를 의미한다. 성서의 시편에는 천사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사람을 구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불교에서는 정토를 자유롭게 비행하는 천사를 소개하고 있다.
한파와 구제역 조류독감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얼굴 없는 천사들의 활동이 시작돼 우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훈훈하게 해주고 있다. 최근 동래구청 주민생활과에 10㎏짜리 쌀 30포대가 배달됐다. 물론 배달은 양곡상 주인이 한 탓에 기탁자의 신원은 알 수 없다. 이 기탁자는 2년째 매월 30포대의 쌀을 동래구청에 보내고 있다. 그동안 모두 417포대에 금액만 834만원에 달한다. 구청측은 기탁자의 마음을 헤아려 이 쌀을 사회복지시설과 노숙인 쉼터 저소득 가정 등에 골고루 전달하고 있다고 한다.
서구 아미동주민센터에도 최근 쌀 30포대가 배달됐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군밤파는 50대 아주머니도 수년간 20만원씩을 이곳에 보내고 있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에는 50대 후반의 여성이 젊은 시절 철도에 빚을 졌다며 5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고 사라졌다. 부산지역에 90여 년 만에 찾아온 한파에 이어 끝없이 오르는 물가 때문에 시민들의 몸과 마음이 어느 때보다 춥고 고달프다. 이러한 때 얼굴없는 천사들 소식은 정말 따뜻하다. 그들에게 고마움과 찬사를 보낸다. 이와 함께 시민들의 동참을 기대한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전·현직 대통령의 재산 사회 환원에 이어 가수 배우 등 소위 사회지도층의 나눔과 기부활동도 잇따르고 있다. 나눔과 기부에 신분고하가 있을 수 없다. 또 액수가 중요한 것도 아니다. 그 마음이다. 얼굴없는 천사들은 행복한 미소와 함께 오늘도 즐거운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11-02-0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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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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