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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겨울 밤… 중견 시인 신간 출간 잇따라

내용

책 읽는 밤은 행복하다. 책 읽는 겨울밤은 더 행복하다. 세밑이 다가올수록 더러 들뜨기 쉬운 마음을 차분히 쟁여 책갈피 한 장 한 장에 꼭꼭 눌러 놓으면, 휘몰아치며 보냈던 지난 시간들이 행간 사이로 단정하게 정리된다.

올 연말은 우리 고장 문인들의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마침 정겹게 다투듯 막 세상에 나온 시인의 책들이 나란하다. 동네 어르신, 이웃 동네 아저씨의 글 한 줄 읽는다는 것은 그와 더불어 살고 있는 나의 발자국을 더듬어 훑는 일일 것이다.

■ 이해주 시인 세권 동시 발간

수필가이자 시인인 이해주(부산대 명예교수)씨가 세밑에 책 세 권을 한꺼번에 펴내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수필집 '문풍지의 서정'(도서출판 세화), 시선집 '사랑하는 것을 위하여'와 시집 '풀무'(이상 도서출판 전망)가 그것이다.

경제학자로 일본 후쿠오카국제대학 교수를 지내기도 한 저자는 지난 1959년 첫 시집을 내고 그 뒤 수필가로 등단하는 등 글쓰기에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 왔다. 팔순을 바라보며 연말에 태풍 휘몰아치는 열정으로 펴낸 책들은 시집은 시집대로, 수필집은 수필집대로 따로 또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열정의 증거가 세 권의 책이다.

"비워야 채워지고/ 끝에 닿아야 다시 시작한다."

'사랑하는 것을 위하여' 첫 장에 실린 작가의 말이다. 한 줄의 잠언과 같은 원로시인의 고백은 깊은 내면을 온전하게 보여주는 듯하다. 팔순의 나이에도 다시 시작하리라는 청춘의 열정에 잠시 옷섶을 고쳐 매는 연말이다. (016-591-8091)
 

■ 신진 시선집

1970년대부터 생태적인 자연 시인으로, 사랑과 양심의 시인으로 우리 시단의 일각을 지켜온 신진 시인(동아대 문예창작과 교수)의 시선집 '풍경에서 순간으로'(북인)가 나왔다. 이번 시선집은 1976년 '시문학'으로 천료된 이후 35년동안 발간한 6권의 개인시집에서 각 12편씩을 추렸고, 마지막 7부는 최근작을 실었다. 그 중 제3부만 15편, 유독 많은 분량이 눈에 띈다. 제3부가 늘어난 것은 시대의 아픔과 궤를 같이 한다. 1980년대 전반 불행한 시대상황 때문에 시를 발표한 잡지가 배포 중지되어 독자들이 미처 읽지 못한 미수록 시 3편을 추가한 것.

40여 년 동안 시인은 시 쓰기를 뚝 끊지 못한 이유와 다시 시인으로 살아갈 이유를 밝히고 있는데, 그 이유가 절창이다.

"이놈의 시! 나는 쓰지 않아도 되는 시를 쓰지 않기로 하면서도 금단현상을 이기지 못하는 환자처럼 몇 편씩 써왔다. (내 시들은) 금세 스러져가는 나의 숨소리 같은 것들"이라는 숙명같은 시인의 고뇌에 찬 작업을 전달한다.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자
2010-12-1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453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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