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하늘에 걸린 하현달 같은 쓸쓸하고 애잔한 비올라 …
리처드 용재 오닐 리사이틀
3월9일 부산문화회관
- 내용
밤새 뒤척이다 홀로 깨어본 사람은 안다. 새벽하늘에 걸려있는 하현달, 깊고 아득한 울림을. 리처드 용재 오닐은 새벽하늘에 뜬 하현달 같은 비올리스트다. 잠 못 이룬 새벽에 일어나 문득 외롭다고 느낄 때면, 하현달은 저 혼자 소리 낸다. 한없이 깊고 명징하여 쓸쓸하기 그지없는 달의 울림을 리처드 용재 오닐은 들었을 것이다. 그의 비올라 소리는 하현달을 닮아 맑고, 명징하고, 깊고, 쓸쓸하다.
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라는 바이올린의 사촌쯤으로 인식되던 악기였다. 부드럽고, 담담하나 맑고 투명한 음색을 지닌 이 악기는 바이올린의 화려함에 묻혀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 적어도 리처드 용재 오닐이 비탈리의 `샤콘느'를 들고 우리 앞에 올 때까지는 그랬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비올라가 얼마나 깊이 있는 소리를 지녔는지, 바이올린이나 첼로에 견주어 솔로 연주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음역을 지닌 악기라는 점을 일깨워준 연주가다. 미처 몰랐던 비올라의 매력을 한껏 일깨워주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이 연주하는 비탈리의 `샤콘느'는 품위를 잃지 않고 흐느끼는 절절한 고독을 고스란히 전해주었다. 갓 서른을 넘긴 청년의 깊은 슬픔은 한국인의 풍부한 감성을 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국계라는 친근감이 더해져 한국 음악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리사이틀이 오는 3월9일 오후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지난해 음반 발매 기념 콘서트 이후 일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는다.
지난해 부산 공연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비올리스트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리처드 용재 오닐은 한국 클래식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줄리어드 대학원에 비올리스트로는 최초로 입학한 용재 오닐은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을 수상하고 그래미상의 베스트 솔리스트 부분에 노미네이트된 몇 안 되는 비올리스트다.
부산 공연에서는 5집 앨범 `NORE 슬픈 노래'에 담긴 곡들과 평소 용재 오닐이 좋아하는 라흐마니노프 첼로소나타 등을 들려줄 예정. 리처드 용재 오닐은 "성악을 위해 만들어진 곡을 비올라로 연주하면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리사이틀 연주 곡, 한 곡 한 곡에 묻어나는 아름다운 슬픔을 공연장에 오신 음악 팬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설핏 `눈물' 지은 후 나지막하게 들려 줄 `슬픈 노래'는 또 얼마나 우리의 감성을 흔들 것인가.
※문의:부산문화회관(607-6058)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0-02-2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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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12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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