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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풀어쓰기 - 매몰비용

내용

 경제학에 `매몰비용(sunk cost)'이란 용어가 있다. 이미 지출했기 때문에 회수가 불가능한 비용을 말한다. 물건이 깊은 물속에 가라앉아 버리면 다시 건질 수 없듯이 과거 속으로 가라앉아 버려 다시 쓸 수 없는 비용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 비용은 이미 지출했기 때문에 합리적인 선택을 할 때 고려해서는 안 되는 비용이다.

매몰비용은 다시 돌려받을 수 없으므로, 연연해하지 말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어떤 선택을 해도 단 1원도 회수할 수 없으므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아예 무시해 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과거는 과거로 묻어 버리는 과감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우리 속담에 나오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 바로 매몰비용이다. 주식투자에서 일정 부분 투자 손실이 발생하면 `손절매'라 하여 손실을 매몰비용 처리하여 주식을 내다 파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 현실에서 이런 매몰비용과 관련한 대표적인 예는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과 대운하 사업이 있다.

지난 2000년 6월, 4억5천만 달러를 지불하고 6·15 남북 공동선언을 체결했다. 이에 따른 김정일의 답방 대신에 연평해전과 1·2차 핵실험을 저지른 북한에 대해 햇볕정책은 과감히 매몰비용 처리하는 것이 옳다.

또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4대강 사업도 매몰비용 개념을 도입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지금 당장은 대운하를 포기한다고 하지만, 일단 방수로를 파놓고 나서 운하 확장 계획을 세우면 4대강 사업비는 매몰비용이 된다.

사업 타당성을 검토할 때 매몰비용은 이미 써버린 돈이기 때문에 따지지 않는다. 4대강 사업에 1조원이 이미 들어간 상태에서 운하에 추가로 2조원이 든다면 운하 사업비는 3조원이 아니라 2조원이다. 4대강 살리기가 운하 건설을 염두에 둔 매몰비용이 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알 것 같다.

작성자
강준규 / 동의대 교수·경제학
작성일자
2009-07-2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381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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