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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야기] 영웅 잊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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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gif“전사자를 끝까지 예우하는 곳은 아테네뿐이며, 그것이 아테네를 강하게 만든다.” 아테네 정치가 페리클레스의 마라톤 전쟁 순국병사 안장연설이다. 링컨이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케네디가 취임사에서 인용할 정도의 감동이다. ‘조국은 당신을 잊지 않는다(You are nor forgotten)’-미국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JPAC)의 모토다. 이 부대의 구호는 ‘그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Until They are Home)’.

그런 모토·구호 아래, 그들은 지금 한국전쟁 전몰자 유해찾기에 한창이다. “미국이 ‘세계최강’인 것은 무기와 기술력의 우위라기보다, 군인들의 군인정신 때문”이라는 버락 오바마의 찬사가 있지만, ‘미국을 강하게 만든 건 군대를 최대한 예우하는 풍토’라는 역설도 가능하다.   

최근 높아가는 한반도의 긴장 때문일까. 더러, 정부 정책이 바뀐 까닭도 있겠다. 이즘 순국선열에의 추모 열기가 높다. 정부 역시 군대를 한껏 격려하고 있다. 해군은 6월 제1차 연평해전 10주년 기념식을 자랑스럽게 치렀다. “연평해전 승리는 큰 자랑인데도 좌파정권 햇볕정책 때문에 10년 간 죄지은 것처럼...” 당시 함대 사령관의 격정 어린 토로는 그동안 겪어온 해군의 마음고생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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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페리클레스 류의 명연설이 있다. 지난 해 제2연평해전 기념사다. “대한민국은 이들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꽃다운 청춘을 바쳐 우리 바다를 사수한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호국의 영웅들입니다. (…)그러나 당시 우리는 그 고귀한 희생을 제대로 기리지 못했습니다. 변변한 추도 행사도 없이,(...). 그 동안 참으로 힘든 세월을 보내야 했던 유가족과 부상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TV중계에서 이 연설을 들으며, 나는 깊은 감동 끝에 눈물을 철철 흘린 기억이 있다. ‘나라다운 나라’의 가치를 다시 생각했다. ‘진실’의 힘은 위대함을 실감했다. 올 현충일엔 UN기념공원을 참배했다. 더러 알 터이다, UN기념공원 추모명비의 추모글귀를. “우리의 가슴에 님들의 이름을 사랑으로 새깁니다. 우리의 조국에 님들의 이름을 감사로 새깁니다.” 유엔군 전몰용사를 추모하는 참 좋은 헌사이다.

돌아보면 우리에겐 전몰영웅의 희생을 제대로 기리지 못한 역사가 있다. 북한에 생존한 전쟁포로를 빤히 쳐다보며 눈만 끔뻑거리는 오늘이 있다. 그러나, 늦었으되 우리는 이제 한국전쟁 전몰자 13만의 유해를 찾고 있다. 전몰영령을 예우하고 추도하는 뚜렷한 역사인식이 있다.

곧 광복절이다. 우리 민족이 일제 36년의 강점기를 헤쳐 나와 민족의 자존과 주권 회복을 이뤄낸 날이다. 우리 민족은 암울하고 어지러운 시기, 감내하기 힘든 수모와 고초 속에서, 내 나라를 다시 세우기 위해, 너나없이 헌신했다. 우리가 지난 세월을 ‘위대한 국민, 기적의 역사’라고 당당하게 평가하는 것은 오직 당시 호국선열들의 피와 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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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와 역사를 망각한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역사를 모르고는 현재의 처지도,  앞으로 나아갈 길도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말이다. 우리는 선열들의 거룩한 희생과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 자라나는 후손에게 역사를 올바로 가르쳐야 한다. 우리를 둘러싼 나라 안팎의 여건은 어렵다. 세계 각국은 나라·민족의 생존을 건 무한경쟁을 거듭하고 있다.

문제는 역사에서 얻어야 할 성찰이다. 끊임없는 전쟁, 끈질긴 이념갈등 속에서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역시,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 몰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물'이 생각난다. 기념비의 경구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그저 얻는 것이 아니다)"의 의미가 생경하다.

그렇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선열들의 희생 덕분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많은 나라들이 자유·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피를 흘렸고, 지금도 전쟁을 치루고 있다. 전쟁에서 이겨야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믿음도 분명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호국영웅을 끝까지 예우하는 곳이며, 그것이 대한민국을 강하게 만든다”는 평범한 이치이다.

작성자
차용범('부산이야기' 편집주간)
작성일자
2009-07-0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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