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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특집 /시승기 시속 300㎞… 꿈아닌 혁명

수도권까지 2시간35분, 전봇대·가로수 `휙휙'

내용
 오후 12시 10분 부산역을 출발한 고속철도가 광명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 45분.  부산서 수도권까지 정확히 2시간 35분. 속도는 무지막지하게 빨랐지만 승차감은 아직 만족스럽지 못했다.  지난달 12일 부산역. 장어머리처럼 날렵한 모양의 고속철도가 `고속철도 고객평가단'을 기다리고 서 있었다. 이름은 KTX(Korean Train Express). 길이는 388m, 2량의 동력실과 18량의 객실을 갖췄다. 최고 시속은 330km.  부산장애인체육회, 부산경남카니벌동호회 회원 등 200여명을 태운 고속철은 부산∼대구 구간에서는 기존 경부선 선로를 따라 새마을호 수준의 시속 140km 속도로 달렸다.  "이거 고속철 맞아, 속도가 왜 이래."  지난해 고속철 노선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사실도 잊은채 차안은 잠시 술렁거렸다.  열차가 대구역을 벗어나자 "고속철 전용선에 진입했습니다. 여러분은 시속 300km로 달리고 있습니다"라는 기관사의 안내방송이 들렸다.  순간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덜커덩 덜커덩거리던 기관차 특유의 소음이 사라지고 진공 속으로 빨려들어온 느낌이었다. 진동도 소음도 사라지고 마치 비행기 안에 있는 기분이었다. 탁자위의 물잔은 흔들림이 없었고 글쓰기도 지장이 없었다.  차 창밖을 보고 나서야 속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 가로수와 전봇대가 눈에 잡히지 않은 만큼 `휙휙' 사라진다. 잔설로 덮인 산과 마을풍경은 그래도 눈에 들어왔다.  밖의 풍경이 겨우 눈에 익을라치면 기차는 금방 터널 속이다. 경부고속철 구간엔 터널이 모두 76개.  좌석은 좁았다. 다리를 길게 뻣으니 앞자리에 걸렸다. 의자는 시원하게 뒤로 제쳐지지 않았다. 두 다리 쭉 뻗고 반쯤은 누워, 비행기에서와 같은 쥬스 한잔의 서비스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고속철안에는 식당칸이 없다. 금새 도착하니까 식사를 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란다. 통로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음료수는 뽑아먹을 수 있다.  휴대전화는 지하구간에서도 잘 터졌다. 가족에게 "은하철도 999를 탄 것같다"며 호들갑을 떠는 사이 속도가 느려졌다 싶었더니 기차는 다시 대구역에 들어섰다.  광명에서 대구까지 걸린시간은 1시간 25분. 가히 혁명적인 속도임에 틀림없다. 단군이래 최대 역사라는 고속철이 뚫리면서 사람들의 생활이 얼마나 달라질까 생각하니 부산사람으로서 씁쓸했다.  `대구~부산 구간 개통이 늦어지는 만큼 발전 속도도 더뎌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선다.  "시속 300km 이 속도로 부산까지 내쳐 달렸으면…". 그날을 기대해 본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04-03-0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1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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