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 낙동강 다리
- 내용
- `루비콘강을 건넜다'-. 로마시대 병력을 이끌고 루비콘강을 건너는 것은 집권의 상징이었다. `한강을 건넜다'-. 5.16 때 박정희 군(軍)이 총칼로 한강다리를 넘은 결과 역시 집권이었다. 군이 자연방어망인 강을 건너 수도로 진입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집권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오늘날 루비콘강이나 한강을 건너는 것은 `위세'와는 별 관계가 없다. 그 강을 건너는 다리가 많아졌고, 강을 건너는 목적도 생활 차원이다. ▶오늘날 한강을 가로지르는 서울 다리는 줄잡아 30개에 육박한다. 다리 이름도 한결같이 `대교'이다. 한강대교, 원효대교, 마포대교, 서강대교, 양화대교…. 강 이름이 `큰 강'이어서 강을 건너는 다리도 `큰 다리'인지, 서울의 강을 건너는 서울 다리여서 `대교'인지는 아리송하다. 영어권 국가들은 아무리 큰 다리도 그냥 `다리'(Bridge)라고 쓰는 예를 보면, 아마도 `큰 것'을 좋아하는 우리 언어생활 탓이 아닐까? ▶문제는 다리 이름이 아니다. 오늘날 다리는 사람과 물류가 오가는 필수시설이다. 강이나 바다를 건너는 다리는 많으면 많을수록 편리한 것이다. 그 다리 갖기에도 서울∼지방간 차별이 있었던 듯 하다. 서울 안의 한강을 건너는 다리가 30여개에, 부산∼경남을 잇는 낙동강 다리는 고작 5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당연히 상습 교통체증이요 지역개발 저해이다. ▶부산시가 낙동강 다리를 늘리는 계획을 추진한다. 가칭 `엄궁대교'와 `삼락대교'를 새로 놓고 `낙동대교'도 넓힌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지금 도로 다리 2개에 철도 다리 2개를 놓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새 다리 2개를 더 보탠다는 것이다. 부산시 구상대로 낙동강 다리가 무리 없이 계속 들어섰으면 참 좋겠다. 다리는 땅과 땅을 물리적으로 이어주는 것을 넘어,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접착제이기도 하니까.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4-01-0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1096호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