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선타고 나타난 파란 눈의 ‘이방인 이야기’
- 내용
부산광역시 남구 용당동 산의 170번지 일원은 부산시 지정기념물 제 29호로 지정을 한 곳이다. 지명은 화강암 질로 된 해안이 파도의 침식을 받아 발달된 해식동굴로 절경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주변의 산세는 못을 둘러싼 용의 형상과 같다고 하여 용당이라고 불렀다. 신라 말 최치원이 신선이 되어 유람하였다는 설도 있다. 신선대라는 이름은 산 정상 ‘무제등’ 이라는 큰 바위에 신선의 발자국과 백마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데서 유래한다.
1797년 10월 14일(정조 21년) 동래 용당포 앞바다에 정체불명의 배 한척이 나타났다. 이를 한 어민이 발견하고 동래부에 신고를 했다. ‘이상한 배 한척이 표류하여 용당포에 닿았습니다. 배에 탄 사람들은 모두 코가 높고 눈이 파랗습니다.’ 급보를 받은 동래부는 봉화를 올리고 관리를 보내 사태를 파악한다. 경상도 관찰사 이형원은 발견 경위 등 장계에 적어 조정에 올린다.
이 범선은 윌리엄 로버트 브라우턴 함장이 지휘한 87톤 급 영국해군 탐사선 '프로비던스호'였다. 한국과 영국의 역사적인 첫 만남이었다. 함선은 일본 유규열도 해역을 탐사하다가 좌초된 후 그 부속선을 타고 마카오를 들어가 전열을 정비하여 대원 35명을 태우고 조선근해로 들어왔다. 정박지를 물색하다가 해안의 불빛을 발견한 이들은 1797년 10월 13일 일몰 후 동래 용당포(신선대)에 닿았다. 브라우턴 함장은 당시의 항해일지에 자세히 기록하였다.
이곳을 후세 영국 앤드류 왕자가 방문한 신선대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기념비에는 '1797년 10월 윌리엄 브라우턴 함장과 승무원들은 영국 해군 소속 ‘프로비던스’의 부속선을 타고 이곳 용당포에 상륙하여 주민들과 접촉을 가졌던 최초의 영국인 들이었다. 부산 방문 200주년을 기념하여 그가 부산항을 정밀하게 측량 관측했던 지점에 건립을 했다' 라고 적었다.
또 이곳 신선대는 애국지사 ‘정몽석’의 묘소가 있다. 선생은 경남 하동출신으로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나자 항일투쟁에 일신을 바치기로 결심을 하고 1919년 3월 진주 장날 독립만세를 주도하는 한편 독립군 지원자금 모금운동을 하다가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3년간 옥살이를 했다. 정부에서는 그 공을 기리어 1993년 3월 1일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하였다.
무제등 정상에 올라서면 부산관의 명승지 태종대가 눈앞에서 어른거린다. 그 앞에는 조도가 있고 국립해양대학교 건물이 우뚝 서 있다. 영도 중리산과 봉래산이 영도구민들을 보듬어 안고 있다. 중구 중앙공원이며, 억새밭으로 유명세를 탄 승학산과, 감만 부두가 있다. 감만부두의 크레인들은 모두 손들고 차렷 자세로 서 있다. 앞으로 나란히를 해야 부산 경제가 살아날 것인데 긴 한숨만이 흘러나온다.
- 작성자
- 황복원/이야기 리포터
- 작성일자
- 2017-02-0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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