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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쌈지에서 황개비 ‘성냥공장’ 제1호 영도를 가다

내용

부산광역시 영도구 대평동180에 성냥공장이 문을 열었다. 19358월영도 영선동에 부산 인촌주식회사이며 우리 부산에서 성냥공장 제1호다. 우리 조상은 성냥 통을 불통이라, 성냥개비를황개비라고 불렀다.

 

황개비라는 것은 나뭇가지를 아주 가늘고 잘게 다듬어낸 나무 조각(지저깨비)의 끝에 유황을 찍어 말린 것에 불을 댕기는데 사용한다. 선조들은 밤 중 잠자리에 들 때 머리 맡에 두었다가 급한 일이 생기면 화롯불에서 불을 댕겼던 것이 황개비다.

 

화롯불에서 불을 댕기지 않아도 될 성냥 통이 생기고 영도 사람들은 성냥개비를 한동안 황개비라고 불러왔다. 황개비가 생기기 이전부터 우리선조들은 부시쌈지를 지니고 다녔다. 조부님이 부시쌈지를 차고 다니는 것을 생생히 기억을 한다.

 

부시쌈지가 사라지 게 된 것은 8·15 해방 이후 성냥이 흔해지면서 값이 떨어지고 부터다. 영도의 부산 인촌주식회사 영도의 성냥공장은 1941년 때만하더라도 부산지역에서는 오직 하나뿐인 성냥제조업체였다.

 

오늘날 성냥공장은 오간데 없고 영선동의 성냥공장은 영도구 대평동180번지, 지금의 볼링장과 골프연습장이 함께 있는 피항장 동북쪽의 대평남로 8에 자리 잡고 있다.

 

성냥이 등장하기 전 우리의 생활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불씨였다.

 

옛 부터 양반집은 불씨를 꺼뜨리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대를 물려 후손에게 전하고 있다. 따라서 불씨를 죽이지 않고 지키는 일이야 말로 집안의 며느리 또는 주부의 가장 중요한 의무이며 임무였다. 불씨를 인계인수함으로써 가통이 계승된다고 믿어 왔다.

 

새 며느리가 물려받은 불씨를 부주의로 꺼져버리면, 가통계승자로서의 자격이 문제가 되어 쫓겨나기도 했다. 한편 정부에서는 따로 새 불을 만들어 쓰든 것이 격식화되어 있었다. 조선시대 병조에서는 해마다 다섯 차례 불을 다시 만들었다고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더욱 중요한 불을 새로 만드는 의식으로는 청명 때에 내병조에서 실시하는 경우로 정부에서 느릅나무와 버드나무로 불을 일으켜 각 관청에 나누어준 일이다(동국세시기). 그 때마다 바닥으로 쓰는 널빤지 나무와 그 구멍에 넣고 마찰하는 막대를 각기 다른 종류를 쓰게 정해져 있었다(만기요람군정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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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공장이 들어셨던 터에 오늘날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불은 생명력과 복을 상징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불씨 보관 관습은 1980년대 까지도 이어지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이사할 때, 그 전 집에서 쓰던 연탄불을 꺼뜨리지 않고 짐과 함께 실어 나르고 있었다. 불을 두고 떠나면 복을 버리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전집 불씨를 새집으로 옮겨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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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사한 집에 성냥이나 양초를 선물하면 불처럼 살림이 일어나시오라는 인사를 대신하는 것도 그와 같은 이유이고, 불나는 꿈을 꾸는 것도 가운이 융성해진다, 라고 하여 상서로운 일로 여겼다. 불을 만드는 것은 1880년대 이후에서야 근대적인 것으로 바뀌기 시작하다. 집집마다 그렇게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던 불씨도 성냥이 등장하고부터 소용없이 돼버렸다.

 

조선에서 처음으로 성냥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8858월 서울의 양화도에 성냥공장이 세워지면서 부터다. 때를 같이하여 석탄과 석유가 연료로 한국인들에게 알려 지기 시작했다. 석탄에 대한 아주 초보적인 것은 이미 조선 초에 알고 있었음이 밝혀졌지만, 그것을 제대로 알기 시작한 것은 훨씬 뒤의 일이었다.

작성자
황복원/이야기 리포터
작성일자
2017-09-0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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