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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기억을 건너는 다리, 범일동 구름다리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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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하철 범일역 7번 출구로 나와 현대백화점에서 지금은 커넥트현대라는 이름으로 바뀐 건물의 뒤편에는 고요한 도심의 풍경 속에서 낯익은 장소가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범일동 구름다리. 오랜 영화 팬이라면 결코 지나칠 수 없는 바로 그 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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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가 개봉한 후 이곳은 단순한 육교를 넘어 ‘기억의 장소’가 되었다. 영화 속 고교 시절의 네 친구가 함께 뛰어오르던 그 다리. 지금 이곳엔 당시 장면이 벽화처럼 다시 그려져 있어, 계단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마치 하나의 장면처럼 살아난다. 영화의 명장면들이 현실의 골목길과 겹쳐질 때, 세월은 사라지고 감정만이 선명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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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한 칸 한 칸에는 당시 캐릭터들의 명찰이 붙어 있는데, 그중에는 유오성이 연기한 ‘이준석’의 이름도 눈에 띈다. 영화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디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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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리는 범일역 앞에 위치한 쇼핑센터 ‘커넥트현대’에서 고작 3분 거리에 있지만 마치 전혀 다른 시대에 머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더구나 바로 옆에는 골동품 가게와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노포까지 자리하고 있어 그 낯선 대비는 한층 더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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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반대편으로 넘어가보면 상황은 꽤나 다르겠다. 한때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보던 개인 빵집과 더불어 SNS로 재조명되어 동네 주민을 넘어 젊은 세대에게도 어필되어 많은 방문객을 이끌었던 노포 고기집 역시 현재는 재개발로 인해 사라져버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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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일동의 구름다리는 단순한 통행로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학창 시절의 추억이고, 누군가에게는 영화 속에서 처음 만난 부산의 얼굴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금 이 순간의 여행지가 된다. 이곳은 변함없는 모습으로 과거를 품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서서히 사라져가는 현재의 풍경을 비추고 있다.


변하지 않은 것과 변해버린 것 사이를 넘나드는 기억의 다리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작성자
김동우
작성일자
2025-07-0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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