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의 공존 <만덕고개>
- 내용
부산 동래구 온천동과 북구 만덕동을 이어주는 가파른 길 가운데 ‘만덕고개’란 이름의 고개가 있습니다. 옛 사찰의 하나인 만덕사 부근의 산길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죠.
만덕고개 정상 북구와 동래구 경계에 있는 굴다리. 굴다리 위는 야생동물 이동 통로.만덕고개는 부산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금정산맥에 자리한 대표적인 고개로, 동쪽의 동래 지역과 서쪽의 구포, 낙동강 건너의 대저와 김해 지역을 연결하던 고도 300m가량의 고갯길입니다.
만덕고개 동래구 쪽 입구에 있는 오봉누리굴다리.북쪽의 금정산(金井山)과 남쪽의 백양산(白楊山)을 잇는 능선이 만덕고개에 이르러 고도가 낮아지고 말의 허리 부분같이 움푹 꺼지면서 낮아진 언덕을 형성합니다. 만덕고개는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기에 걸쳐서 산을 넘기에 편하고 가까운 길을 찾아 오르내리면서 자연스레 생긴 통행로였습니다.
동래구에서 만덕고개로 오르는 길.부산의 동쪽과 서쪽 지역을 이어주던 지름길인 만덕고개는 도시화와 산업화의 영향으로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인구와 물동량의 증가로 1973년 제1 만덕터널이 개통되어 구 만덕로가 개설되었고, 1988년에는 제2 만덕터널이 개통되면서 만덕대로가 개설되어 현재 만덕고개를 지나는 도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만덕고개 찻길 옆으로 보행 산책 위한 데크길이 있다.동래 쪽에서 만덕터널을 지나면 남해고속도로 제2 지선과 연결되는 고속도로 진입로가 이어져 경상남도 서부 지역으로 연결돕니다. 만덕고개는 현재도 부산의 서부와 동부를 잇는 중요 통로이지만, 2개의 터널 건립으로 교통 체계가 개편되어 옛 만덕고갯길은 한적한 옛길로 변하였습니다.
고갯길 주변으로 만덕사지가 있고 토속 음식점 등이 자리하고 있어 등산객 및 나들이객이 찾는 장소로 변모하였습니다.
북구 쪽에서 만덕고개 오르는 길.만덕고개에는 또한 ‘빼빼영감 전설’이 있어서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어느 먼 옛날에 장사꾼들이 만덕고개를 넘는 도중 도적떼를 만났습니다. 이때 용감하게 도적떼를 물리친 사람은 여위고 피골이 상접한 어느 영감이었습니다. 이름도 성도 알 수 없어 그저 사람들은 이 영감을 빼빼영감이라고 불렀습니다. 빼빼영감은 오늘 일을 절대 소문내지 말라고 하지만 이야기는 삽시간에 퍼져 나갔습니다. 그 후 빼빼영감의 행방은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다채로운 이야기가 스민 만덕고개는 한두 번 정도는 찾아볼만한 고갯길입니다. 양의 창자 같은 구절양장 고갯길은 자동차로 넘어도 되고 산행이나 운동 삼아 걸어서 오르내려도 좋습니다. 찻길 따라 목재덱 산책길을 조성해 두어서 천천히 걸으면 로맨틱한 감정을 유감 없이 누릴 수 있습니다.
- 작성자
- 박정도
- 작성일자
- 2023-06-0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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