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도로 이바구길 전망대에 서서 부산을 바라보다!
- 내용
굽이굽이.
세상에 굽이굽이라는 표현이 이렇게 잘 맞아떨어지는 곳이 또 있을까.
산 중턱에 자리한 도로라 하여 산복도로라 불리는 이곳은 모두가 공평하다.
커다란 버스도 작은 차도 그리고 오토바이도 굽이굽이 이 길을 오른다.
그렇게 굽이굽이 오르면 마치 장난감 레고를 차곡차곡 쌓은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집과 집이 어깨를 맞대고 있고, 길과 길이 끊길 듯 이어진다.
나는 이 길 끝에 서면 늘 산복도로가 살아 숨 쉬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딱딱한 포장도로가 살아 있다고 표현하니 갸우뚱 의문을 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곳만큼 부산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의 녹록했던 삶을 잘 나타내는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곳에서 여전히 삶을 이어간다.
부산역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이 보인다.
자, 선택의 갈림길이다. 도심으로 들어갈 것인지 아니면 저 위로 올라갈 것인지.
나는 어김없이 버스에 올라탄다. 그리고 버스는 그 높다란 길을 따라
오르막도 오르고 굽이진 커브길도 휙 돈다.
"다음 정거장은 동일파크맨션입니다."
삐-버저를 누르고 주섬주섬 짐을 챙긴다.
정류소 맞은편엔 파란색 상자 모양의 산복도로 갤러리가 자리하고 있고,
그 옆에는 또 다른 정류장이 보인다. 이 아래로 쭉 내려가면 이바구 공작소가 자리하고 있다.
전망대에 오른다. 물론 산복도로를 달리다 보면 전망대 노릇을 톡톡히 하는
구간이 제법 많다. 여기도 전망대, 저기도 전망대.
길 가다 옆을 휙 돌면 전망대가 아닌데도 전망대 같은 분위기.
발에 치일 정도로 많다고 해도 좋다. 그 전망대에 올라서면 부산 시내가 마치 바다처럼 펼쳐진다.
나는 투명 칸막이가 앞을 가로막는 산복도로 전망대에 섰다.
그리고 어김없이 카메라를 들어 올려 이바구길을 한 프레임에 담는다.
옆으로 고개를 돌려 이번엔 까꼬막이다.
여기서 말하는 이바구란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 까꼬막은 비탈길을 뜻한다.
두 발로 터벅터벅 걸어왔다면 두 무릎이 성하지 않았겠지.
이 높은 곳에 버스도 다니고, 또는 모노레일도 다니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제각기 건물들은 닮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아 있다.
역시 시간 내어 산복도로에 오길 잘했다.
특히 여기 이바구길 전망대는 언제나 포근하다.
- 작성자
- 김혜민
- 작성일자
- 2022-02-0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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