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동 대성사와 비석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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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서구 감천마을 입구에 위치한 대성사(大成寺)는 작은 규모의 절이다. 입구는 어느 절이나 마찬가지로 일주문이 세워져 있다. 절 안으로 들어가기 전 아랫마을을 내려다보면 다닥다닥 붙은 집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 절과 관련해 일제강점기를 거쳐 우리나라 해방을 맞이할 즈음부터 전해 내려오는 특별한 구전이 있다. 비석에 얽힌 이야기다. 대성사 주지스님이었던 고 김한순 스님이 모셔온 일본인 묘지 비석 한 기와 관련한 구전을 소개한다.
당시 스님의 꿈에 한 노승이 나타나서 땅 밑에 묻힌 보물을 찾아달라고 했다. 때마침 비석마을에 살고 있던 한 주민이 집안에 우환이 있다고 하면서 집안을 좀 살펴 달라고 스님을 찾아왔다. 이에 스님은 그집을 찾아가보니 원형기둥으로 된 비석이 그 집의 문지방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알게됐다. 비석의 형태는 연꽃 모양이고 기단은 뒷집의 축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도 발견하였다.
‘남무묘법연화경’ (南無妙法蓮華經)
고 김한순 스님은 묘지를 잃은 일본인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이 비석을 아미동 ‘대성사’로 옮겨왔다. 비석은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 최대한 살려서 옮겨왔지만 축대였던 기단은 옮길 수가 없어서 별도로 만들어서 비석 기단으로 설치를 하였다. 원형보존은 아니다.
이후 대성사에서는 매월 초하루와 백중 때마다 제사를 올리며 갈 곳 없는 일본인의 영혼들을 위로하여 주고 있다. 마을의 우환을 없게 해달라고 지극정성으로 제사를 지내고 비석마을 원혼을 달래주었다.
비석의 제원길이는 1m 20cm,이다. 지름은 40cm이다. 앞면에는 ‘남무묘법연화경’ (南無妙法蓮華經) 이라는 불교 경전의 제목이 새겨져 있다. 뒷면은 비석이 처음 묘지에 세워졌던 대정 팔년 7월 30일(大正 八秊7月 30日) 이라는 날짜가 새겨져 있다.
절 안으로 쭉 들어가서 계단을 올라가면 큰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좌우에는 작은 부처님 수백기가 모셔져 있다. 8월 중순을 넘어가려는 시절은 사찰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활짝 피어 신도들을 맞이한다. 대성사도 마찬가지다.
사찰의 별미는 가정집처럼 작은 장독대가 아닌 큰 장독대를 갖추고 있다. 대성사의 장독대도 장독은 크고 작은 것들이 모여서 장독대를 형성하고 있다. 독안은 필시 맛있고 오래 묵은 된장, 간장, 고추장 등 각종 먹을거리의 천연조미료인 장들이 숙성되어 가고 있을 것이다. 흔히들 ‘뚝배기보다 장맛이 더 맛있다,’ 라는 말이 있듯 필자도 구미가 당긴다. 요즘 극일논란으로 나라가 어수선하지만 우리 부산 역사 바로알기는 이를 외면할 수가 없구나.
- 작성자
- 황복원
- 작성일자
- 2019-09-0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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