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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나쁜원전' 과 고리1호기

내용

언젠가 우연히 EBS 에서 '나쁜원전' 이란 제목의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6년이 지난 지금 주변마을의 모습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였다. 마을은 사람이 살지 않아 적막속에 잠겨있었고,  모든 것들은 피난할 당시의 모습으로 정지된 채 황폐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간간히 주인이 버리고 간 고양이나 개들이 피부병에 걸린 모습으로 비어있는 마을을 돌아다니고 있었고, 그런 동물들이 불쌍해서 자신의 피폭을 무릎쓰고 하루에 한두번 먹이를 주러다니는 동물애호가들이 있을뿐이었다. 사고 후 며칠 지나면 집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했던 주민들은 6년이 지난 지금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고단한 피난살이를 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잘못도 아닌데 단지 원전주변지역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그동안 이루어왔던 삶의 토대를 송두리째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도, 원전책임자도 잃어버린 그들의 삶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져주지 않았다.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었다.

 

그걸 보면서 원전사고야말로 인간이 일으키는 사상최악의 상황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원전은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제 1순위의 시설물이란 생각도 하게 되었다. 특히 사고지점에서 40키로 떨어진 이타데마을까지 피폭을 두려워 해 사람들이 떠나 유령마을이 되었고, 그곳에 살던 동물들은 얼굴에 벌겋게 피부병이 생긴채 언제 죽을 지 모르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부산시에서 원전 사고시 비상경계구역을 20키로로 정하고 그때 벡스코에 피난민들을 수용한다는 계획은 전혀 현실성 없는 정책이란 생각도 하게 되었다. 40키로 지점도 유령마을이 되었는데 겨우 20키로라니.... 결국 원전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저 싼값에 편리하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시설물일뿐이다. '싼게 비지떡' 이란 우리말 속담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준다.

 

이제 며칠 뒤면 고리원전 1호기가 가동을 멈춘다고 한다. 원래 정해진 수명은 30년이지만 10년을 더 연장해서 40년을 사용해 왔었다. 40년동안 우리에게 에너지를 제공해준 고리1호기가 고맙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후쿠시마 원전처럼 '나쁜원전' 이 아니어서 너무나 다행스럽고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아직 가동이 멈춘게 아닌데 방정을 떠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된다.  앞으로 완전 폐로가 될때까지도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한다고 하니 그때까지 조심 또 조심하면서 잘 관리되었으면 좋겠다.

 

그래,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원전을 폐쇄시켜나가면 부산지역은 원전사고의 공포감에서 벗어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일말의 안도감이  느껴진다. 그런 맥락에서 신고리 5,6호기는 절대 건설되어서는 안된다. 작년 9월 경주지진이 발생했을 때 정부와 한수원은 고리 5,6호기의 건설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했어야 했다. 그게 국민을 위한 진정한 정부의 모습이고 진정한 공공기관의 모습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전혀 게의치 않고 무식하게 공사를 진행했다. 더구나 어느 정치인은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신고리 5,6호기를 건설해야 하는 말도 안되는 무식한 논리를 펴고 있으니 정권교체와  대통령 탄핵은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싶다.

 

이제 새정부는 공약대로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태양열이든 풍력이든  친환경적인 에너지 시설을 건설 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겠다는 신정부의 첫번째 과제가 아닌가 싶다. 

 

 

 

작성자
정헌숙/이야기 리포터
작성일자
2017-06-0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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