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부산영화를 만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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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소재로 하거나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많다. 특히 '해운대' 나 '국제시장' 같은 영화는 천만 관객을 끌어모아 영화의 도시 부산의 위상을 많이 빛내 주기도 했다. 그러나 부산에서 기획하고 부산에서 제작하고 부산에서 백프로 촬영되는 순수 메이드 인 부산영화는 그리 많지 않는 것 같다. 가끔씩 그런 영화들은 어떨까 궁금해서 한번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기회가 쉽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난 16일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5편의 메이드 인 부산영화를 상영해 주는 행사가 있었다. 부산영상위원회에서 '부산영화를 만나다' 라는 제목으로 기획한 것으로 시민들에게 무료로 상영해주는 행사였다.
다섯편의 영화는 장희철 감독의 '눈이라도 내렸으면' , 김병준 감독의 '소시민' , 김정곤 감독의 '그림자들의 섬' , 조은성 감독의 '선샤인러브' , 손승웅 감독의 '영도' 다. 그 중에서 '소시민' 과 '그림자들의 섬' 두편을 연달아 보았다.
'소시민' 은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와 실적을 위해 자료를 조작하라고 요구하는 직장상사 사이에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회사원 구재필씨가 어느날 갑자기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벌이는 코막하면서도 서글픈 일상을 담아내고 있는 영화다. 평범한 소재이기는 해도 우리네 소시민들의 삶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어 감동을 주었는데 결말 부분에서 직장상사에게 사직서를 던지고 아버지가 하는 국수가게를 이어받아 행복한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었다.
또 '그림자들의 섬' 은 부산의 대표기업이었던 한진중공업의 노동운동사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대한조선공사 시절의 오래된 화면, 희망버스 이야기,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하던 김진숙씨의 생생한 이야기가 차분하게 전개되어 감동을 주기도 했다.
부산은 유네스코에서 '영화 창의의 도시' 로 선정했다. 그리고 얼마전 어느 조사에 의하면 부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영화' 라고 한다. 예전 같으면 ' 해수욕장' 이나 '바다 ' 라고 했을텐데 이제는 '영화' 라고 하는 것을 보면 부산은 분명 영화의 도시로 성장해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부산이 진정 영화의 도시가 되려면 부산에서 제작되는 메이드 인 부산영화가 많이 나와야 한다. 그러려면 소재의 다양성도 필요하겠고 지원도 강화해서 스케일도 좀 커졌으면 좋겠고, 메이드 인 부산영화 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져야 할 것이다. 그런점에서 지난 16일 열린 '부산영화를 만나다' 와 같은 행사가 독립영화제, 여성영화제, 평화영화제처럼 정기적으로 개최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작성자
- 정헌숙/이야기 리포터
- 작성일자
- 2016-12-1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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