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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부산이야기 62 마당’을 읽고 나서

내용

얼마전 부산의 원로라고 불리워지던 솔뫼 최해군 선생이 타계하셨다. 부산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무척 안타까운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선생은 1962년 동아일보에 희곡 '장막' 이 당선되고 부산일보 장편소설에 '사랑의 폐허에서' 가 당선되어 소설가로 등단을 하셨다. 그러나 이후 '부산의 맥','부산항' 같은 역사서를 저술하면서 부산의 향토사학자로 많이 활동하셨다. 선생이 생전에 저술한 책이 27권인데 그 중에 소설 문학에 관한 책은 12권이고 부산의 역사 문화에 관한 책이 15권이라고 하니 이것만 봐도 선생의 부산향토사에 대한 관심이 문학 못지않게 컸다는 것을 알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소설가로서의 선생의 모습보다는 향토사학자로서의 모습이 더 강하게 남아있다

선생의 유작 중에 '부산이야기 62 마당' 이란 책을 구해서 읽어보았다. 이 책은 부산의 시정잡지인 '부산이야기' 에 연재해온 글들을 모아서 펴낸 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자갈치도 예전에는 해수욕장이었다는 이야기, 영도에도 아리랑 고개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비롯해서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병원이었던 백제병원이 왜 문을 닫았는지, 성지곡수원지의 '성지'란 말이 광해군때 스님의 법명이었다는 것, 부산에서 객주업이 가장 성행한 곳이 하단 엄궁과 초량이라는 것, 간비오산, 모지포, 황령산 같은 말들이 이두식 표현이라는 것 등등... 그동안 몰랐던 부산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었다.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뿌리박고 살다보니 부산의 원래모습이 때때로 궁금해질 때가 많다. 이 책을 읽다보니 예전 부산의 모습과 지형들, 그리고 부산사람들의 삶과 생활 들이 머리 속에 떠오르기도 해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사실 이런 향토사적인 이야기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아니어서 일반 시민들은 잘 모른다. 향토사학자란 사람들이 애써서 답사하고 연구하고 밝혀내서 시민들에게 알려주어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들이다.

향토사학자란 것이 많은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지위나 명예가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자기 시간 낭비하면서 힘들게 발품을 팔고 고문헌 뒤적이며 그 지역의 정체성을 밝히는 작업이라서 사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못된다. 그 지역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하지만 그 지역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관심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고령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이런 힘든 작업을 해 낸 선생을 생각하니 선생이야말로 정말 부산을 사랑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동질성을 추구하여 오늘에 이어 내일로 계승 또는 개선 신장하려는 것이 지역사, 향토사가 가진 목적' 이라고 선생은 말하고 있다. 다행히 선생이 계심으로 해서 부산의 향토사가 오늘까지 계승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앞으로 과연 선생을 계승할 만한 향토사학자가 나올지 생각해보니 선생의 자리가 참 크게 느껴진다.

작성자
정헌숙/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5-08-2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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