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집아기’와 기장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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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이 노래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부르는 동요중의 하나다. 엄마가 아기를 혼자 두고 바다에 굴을 따러 나갔지만 깨어 있을 아기가 걱정이 되어 굴도 다 못따고 급하게 집으로 달려오는 젊은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애잔한 노래다.
이 노래의 가사에 '섬', '굴' 같은 말 때문에 노래의 배경이 남해안이나 서해안 어디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노래는 기장의 어느 바닷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기장군보인 '기장사람들' 8월호에 이 노래는 6.25 피난시절 한인현 선생이 기장 어느 바닷가를 거닐다가 지은 시를 동향 선배 작곡가인 이흥렬 선생에게 부탁해서 만든 노래라고 되어 있다.
기장에는 섬이 많지가 않다. 그늘이 질 정도의 섬이라면 제법 큰 섬일텐데 기장에서 큰 섬은 연화리 앞바다에 있는 죽도밖에는 없다. 연회리에는 근처 바다에서 잡아온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노천수산시장이 있다. 말린 가자미를 비롯해서 전복, 해삼, 장어 등을 팔고 있는데 어쩌면 노래속의 엄마도 굴을 캐서 이곳에서 팔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장은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오영수의 소설 '갯마을' 에서도 기장 부녀자들의 모습이 잘 그려지고 있는데 '섬집아기' 의 노래속에 나오는 엄마도 그런 부녀자들 중의 하나였을 것 같다.
요즘 기장에는 굴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몇십년 전만 해도 굴을 쉽게 채취하여 식단에 올라오기도 했다고 한다. 1801년 기장으로 유배를 온 심노승의 남천일록에 보면 " 내가 한가한 날 누런 소를 타고 가서 보았는데 생민어를 얻었고 석회 회를 먹고 한번 취하니 정씨집이더라..." 라는 기록이 나온다고 한다. (특별기고에서 발췌) 이를 보면 기장에서는 조선시대부터 굴이 생산되었던 것 같다.
지금도 무심코 흥얼거려 보는 '섬집아기' 가 부산의 기장바닷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노래라고 하니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부산시에서는 이 노래의 배경이 정확히 어딘지 조사를 해서 시민들에게 많이 알렸으면 좋겠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5-08-1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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