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자천하지대본 ‘수영농청놀이’ 풍년을 기원하다
- 내용
부산광역시지정 무형문화재 제2호(1972. 10. 22지정)로 지정된 수영농청놀이는 수영 강을 끼고 해변에 자리 잡고 있는 큰 마을 집단공동체의 농사일을 하는 것을 모태로 재현하는 놀이이다. 지금으로부터 150여 년 전 농촌농사일을 조직적이고 능률적으로 농사일을 재현하는 공동작업조직을 '농청'이라고 한다.
농청은 예로 거슬러 올라가서 삼한시대 두레의 유풍이라 생각을 한다. 당시의 농청은 부산수영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수영농청은 1960년대까지 그 맥을 이어 존속하고 있다. 농청을 쉽게 말하자면 마을공동체로 마을농사를 공동으로 짓는 것을 말한다. 흔히 품앗이라고 하는데 당시 농사일을 하는 일손이 부족해서 오늘은 1번 집 내일은 2번 집 이런 씩으로 서로서로 마을의 모내기철, 가을 추수철에 흔히 하는 농사일이다. 품앗이도 일손이 고른(일을 잘 하는 사람) 사람은 그야말로 요즘 말하는 스케줄이 꽉 찬 농사일의 전문가 대접을 받았다.
힘이 센 남자들은 논을 갈고 써레질을 하는 중노동자이고, 여자들은 밭농사를 위주로 일을 한다. 모내기철은 주로 여자들은 모찌기, 모심기, 밭매기 등 기타 잔일(수월한 일)을 맡아서 한다. 마을공동체일이라 흥을 돋우기 위해서 농사짓는 일감에 따라 붙여진 소리가 각각 다르다.
주로 농사를 지으면서 소리를 부르는 일은 '풀베기', '가래질', '모찌기', '모심기', '논매기', '도리깨타작', '소싸움' 등이다. 풀베기는 비료가 없는 시절이라 국유지 산림에 봄에 피는 참나무 잎은 좋은 거름이 된다. 국유림은 야산에 있는 산이 아니다. 심심산곡에 태산 같은 산이다. 면이나 군에서 참나무 잎을 베는 날을 정해준다.
풀베기소리는 태산 같은 높은 산에서 하루 종일 풀을 베는 것이 보통허리가 아픈 일이 아니다. 지루함과 허리를 펴기 위해서 부르는 소리는 누가 지어서 부르는 것이 아니다. 자기 마음대로 주변에 있는 경치나 하늘에 둥둥 떠 있는 구름 바람소리 새소리 등을 보고 듣는 대로 소리를 내는 것이 풀베기소리다.
모찌기소리와 모심기소리는 모심기철은 꼭 장마철이다. 농부들은 우장을 허리에 두르고 일을 한다. 우장이라고 하는 비옷은 볏짚으로 만든 것으로 비를 맞으면 무게가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난다. 허리가 두 동강날 정도로 무겁다. 비 오는 날 모찌기와 모심기는 노동으로 허리고통을 잊고 일의 흥을 돋우기 위한 소리이다.
도리깨타작소리는 모심기를 할 때 보리타작을 한다. 보리를 베어낸 논에 모를 심기 때문에 하늘에서 비가 오지 않으면 보리타작을 먼저 한다. 보리라는 것은 이삭에 붙은 수염은 앞으로만 가지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타작은 혼자 하는 것 보다 4명 정도가 두 명씩 서로 마주보면서 하는 것이 능률이 오른다. 콩, 밀 타작도 이 때 한다.
소리를 하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을 하기 위해서 서로가 서로를 도와 힘을 나게 한다. 지방마다 소리가락이 조금씩 다르다. 주로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마칠 때까지 소리를 한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는 정말 대단하다. 칭칭 소리가 들어가는 장소와 논매기나 모심기 모찌기 등 아래 논에서 작업을 하고 위 논으로 올라갈 때 등 다양한 가락을 엮어서 소리를 내어 힘든 일을 소리로 심신을 달래준다.
- 작성자
- 황복원/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5-07-2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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