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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우리 동네 숨겨진 숲길, 해운대 고흐길

내용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자주 걷다보면 아름답게 느껴지는 숲길이 동네마다 더러있다. 내가 사는 해운대에도 그런 숲길이 있다.

해운대 신시가지에서 송정터널로 가다보면 '부산환경공단 해운대 사업소' 가 눈에 띈다. 그곳에는 공단에서 조성해서 관리하는 환경공원이 있다. 붉은 잉어가 뛰놀고 공작, 거위, 기러기와 같은 조류들을 키우는 동물원도 있다. 그 공원을 지나 숲쪽으로 가면 하늘을 찌를 듯이 쭉쭉 뻗어있는 메타세콰이어 길이 나온다. 한 백여미터 되는 제법 긴 길이다. 아마 부산에서는 보기 드문 메타세콰이어 길이 아닌가 싶다.

이 길은 동네 주민들도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 정말 아는 사람들만 다니는 길이다. 예전에도 이 길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마땅한 이름이 없어 소개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이 길에 멋있는 이름을 붙였다. '해운대 고흐길' 이라고 . 빈센트 반고호의 '알리스캉의 가로수' 라는 작품과 닮아 있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이름 없던 무명의 숲길이 유명화가의 길로 변신을 한 것이다.

이왕 소개하는 김에 좀더 소개해 볼까 한다. 해운대 고흐길을 지나 산쪽으로 올라가면 그리 가파르지 않는 아담한 산책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오그스트 르누아르의 '풀잎이 가득한 언덕으로 가는 길' 이란 작품과 비슷한 길이 나온다. 가느다란 숲길 옆으로 개망초 들이 메밀꽃처럼 하얗게 피어 있고 그 위로 크고 작은 나비들이 춤을 추고 있다. 망개떡을 만드는 망개잎들도 지천이다. 산등성이에서는 뻐꾹새의 울음소리가 '뻐꾹 뻐꾹' 하염없이 들려오더니 어디선가 '휘리링 휘리링' 하는 낯선 새 울음소리도 들려온다.

이곳은 원래 군사지역이어서 출입이 금지된 곳인데 몇년전 주민들에 개방되었다. 그래서인지 바로 앞에 대형 아파트 단지들이 있는데도 마치 한적한 시골 뒷동산처럼 숲의 생태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쉬엄쉬엄 걸어도 삼사분이면 숲길이 끝난다. 잠시 뒤돌아서 걸어온 숲길을 바라보면 부드럽게 휘어진 숲길의 곡선이 그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일 수가 없다. 메르스가 끝나 이동이 자유로워지면 이곳 해운대 고흐길과 르누아르 길을 걸으면서 숲길의 미학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작성자
정헌숙/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5-06-3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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