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1호기 페쇄결정, 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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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간 고리원전1호기를 폐쇄할 것인지, 아니면 10년 더 연장해서 쓸것인지 궁금해서 뉴스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인터넷에 들락거리기도 했다. 6월 12일 정부는 고리원전 1호기를 폐쇄한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고리원전 1호기에서 머지 않는 곳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너무 반갑고 고마운 뉴스였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경험하기 전까지만 해도 고리원전1호기는 우리나라의 열악한 전력사정을 해결해 주는 자랑스러운 발전소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보면서 원전을 잘못 관리하면 어떤 것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지상 최대의 재앙이 된다는 생각을 했었다.
고리원전 1호기는 1978년에 가동하기 시작한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다. 당시 설계수명이 30년이어서 2007년에 잠시 가동이 중단되었다. 그러다 다시 10년을 연장해서 2017년까지 사용한다고 했다. 거기까지는 국민들이 참을만 했다. 그런데 또다시 10년을 연장하겠다고 하니 어이가 없었다. 설계수명이 30년인데 어떻게 20년이나 연장해서 쓰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됐다.
거기다가 고리원전 1호기는 그동안 작은 사고들이 많이 있었고 원전관리자들의 부정비리도 있었다. 아무리 돈이 좋다고 하지만 어떻게 원전을 상대로 해서 비리를 저지를 수가 있는지...그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원전을 맡겨놓으면 언젠가는 꼭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후쿠시마의 황량한 풍경이 머리에 떠올라 공연히 불안하고 초조해져 그냥 해운대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물론 정부의 입장을 국민들이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돈과 기술이 축적된 고리원전을 폐기시키는 것이 아깝다는 것을, 또 앞으로의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런지, 그리고 폐기 이후의 처리문제도 쉽지 않으니 걱정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해야 할 최고의 역할은 국민의 안전과 국토의 안전한 보존이다. 고리원전 1호기를 폐쇄해서 전기가 부족하다면 집집마다 한등 끄기 운동이라도 벌이면 된다. 그러나 국토의 어느 한부분이라도 후쿠시마와 같은 황폐한 풍경을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고리원전 1호기의 폐쇄는 백번 잘한 일이다. 덕분에 나는 살기 좋은 해운대에서 이사 갈 생각을 이제는 접어도 될 것 같다.
고리원전 1호기는 2017년 6월 18일에 완전 가동이 정지된다고 하니 앞으로도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부디 안전관리에 신중을 다해 아무런 사고 없이 고리원전 1호기가 수명을 다하도록 했으면 좋겠다.
- 작성자
- 정헌숙
- 작성일자
- 2015-06-1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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