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온천천은 ‘조형물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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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동래’하면 ‘동래 온천가자’라는 말이 유행이었다. 필수여행코스였던 적도 있다. 중학생 시절 수학여행지가 부산 용두산공원, 동래 금강공원, 그리고 동래 온천이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은 당시 수학여행경비가 만원 정도였다는 것. 만원이면 1분기 월사금이었다. 하늘만 바라보고 농사를 지으셔서 학비를 주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니 여행경비가 아까웠다. 학교선생님께는 집안형편이 안 좋아서 못 간다고 거짓말을 했다. 수학여행 기간 동안 작은 집에 머물다가 여행이 끝나는 날 집에 들어가 어머니께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구겨진 ‘만원’을 어머니께 돌려 드렸더니 눈물을 흘리셨다.
오늘날 부산은 볼거리 천국으로 변했다. 자투리 공원을 만들고 다니기 힘든 곳은 목재 데크를 만들어 편안하게 다닐 수 있도록 배려했다. 동래 온천천도 예외가 아니다. 온천천을 따라 지상에는 왕복으로 육중한 콘크리트 다릿발이 세워져 있다. 5분 간격으로 우당탕거리며 도시철도가 지나간다.
철길 아래 온천천 맑은 물은 금모래를 싣고 수영강으로 졸졸 내려간다. 사춘기 아이들이 물가에서 모래알을 센다. 부산의 봄은 온천천에서 시작을 한다.
온천천을 끼고 있는 공간은 인간이 만든 조형물 ‘흐름(流)’이 길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조형물인 작은 물고기 떼들이 모여서 대형물고기를 만들었다.
반대편에는 또 다른 조형물인 피아노건반을 벽에 붙였다. 바닥에는 우리가 흔히 배울 때 ‘콩나물대가리‘라고 선생님이 많이 외치던 악보도 붙였다. 음악하는 분들, 콩나물대가리라고 해서 송구스럽습니다. 웃자고 한 것이니 이해해주세요.
또 조금가면 벽에 붙은 장화들이 거꾸로 혹은 바로, 한 짝은 어디가고 한 짝만 달랑 붙었다. 짝이 맡는 것도 신발의 모양이 틀린다. 과거부터 이어진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취를 통하여 유구한 세월 속에서도 변하지 않을 동래의 역사적 가치를 제해석하여 길(Road)로써 표현한 것이란다.
추위가 멀리 가고 봄날이 오면 볼거리 많은 온천천을 즐겨보시길!
- 작성자
- 황복원/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5-02-2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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