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따라 음악 따라 문화가 있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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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뜨거운 기운이 한풀 꺾이는 저녁이면 시원한 바람 따라 산책을 하고 싶은 여름의 초입이다. 동래구 온천장에서는 구수한 꼼장어 냄새에 이끌려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멋스럽게 뻗어 있는 실개천에 다다르게 된다. 바로 시민들을 위한 노천족탕으로 유명한 '스파 윤슬길'이다. 이 길의 입구에 마련된 간이무대에서 매주 공연이 펼쳐진다는 소식에 찾아가 보았다.
농심호텔 옆 스파 윤슬길의 예술의 거리 정기공연은 온천장의 상권을 활성화하고 시민들에겐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작은 축제였다. 지난 6월 11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10월 1일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면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상설간이무대 위에 펼쳐진다고 한다. 7시가 되기도 전에 꽤나 많은 사람들이 무대 앞에서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 시민들의 피로를 풀어주던 노천족탕은 이날만큼은 운치 있는 객석이 되어 앉을 자리를 내주었다(노천족탕은 매주 수·금 및 하·동절기에 휴장).
이날의 공연은 '칠보산예술단'의 통일음악 나눔콘서트였다. 소개에 따르면 칠보산예술단은 탈북 예술인으로 구성된 단체로, 북한의 문화예술을 알리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이날 공연에서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노래인 '휘파람'을 비롯해 가야금 연주와 꼭두각시춤 등이 이어졌다. 공연 막바지에 이르러 아코디언 연주가 어우러진 '이별의 부산정거장' 등 유명곡들이 나오자 출연진들과 어르신들의 흥겨운 춤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무더운 날씨에, 과도한 업무에 지쳤을 수요일이면 온천장 예술의 거리를 찾는 것이 어떨까. 온천과 꼼장어로 기운을 차린 후, 윤슬길 담벼락을 따라 온천장의 역사가 담긴 사진들을 보며 걷다가 신명나는 공연까지 보고나면 다시 불끈 힘이 날 것만 같다. 시민들을 위해 한켠에 마련된 간이방석과 부채는 기분 좋은 보너스다.
<온천장 예술의 거리 공연>
6~9월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스파윤슬길 간이무대
- 작성자
- 이정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4-06-26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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