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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이 광활한 우주에서 이미 사라진 책을 읽는다는 것

서면 알라딘 중고서점 방문기

내용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책이 모두에게 중요한 책은 아닌 것이다. 그런 책과의 만남은 연인과의 인연처럼 운명이다. 마치 연인처럼, 어떤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버리기도 한다.
책과의 만남은 서점에서 이루어진다. 똑같은 진열방식, 똑같은 이벤트로 마련된 대형서점에서 우리는 똑같은 책들과 마주칠 확률이 높다. 그러나 뉴욕에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책을 진열하고, 보여주고, 커뮤니티를 이루는 작은 서점들이 남아있다.
- 서진작가 ‘New York, 비밀스런 책들의 도시’

책의 도시로서 뉴욕을 조망했던 부산출신의 작가 서진의 책을 읽으며, 부산은 과연 책에 있어 어떤 이미지의 도시일까 궁금했다. 부산의 대형 향토 대표서점들이 어느새 자취를 감추거나 축소되어 구석으로 밀려난 현실. 동네의 작은 서점들의 형편은 말할 것도 없다.

메가 자본이 독점하는 출판계의 현주소. 주머니가 넉넉지 않은 서민으로서 지식에 대한 욕구가 턱하니 막히는 순간도 있다. 온라인을 통한 책 구입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긴 한다. 그래도 책은 특유의 서향을 맡으면서 표지도 뜯어보고(?) 목차와 내용도 뒤적이며 손으로 감칠맛 나게 보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그래도 제격이다. 하지만, 요즘 책값이 만만치 않다. 보통 만원은 호가하고 대여섯 권만 집어도 10만원에 육박한다.

부산의 유명한 보수동 책방골목도 역사적 가치와 그 나름의 향취가 있다. 하지만, 좀 더 다양하고 현대적이고 깔끔한 스타일의 중고책방은 없을까? 서면 지하상가를 지나다가 한 책방이 눈에 띄여 문을 열어젖혔다.

환한 조명아래 사람들이 책을 펼치고 있고, 잘 정돈된 서재같은 독특한 스타일의 서점이다. 작가들의 캐리커처에 베스트 셀러로 오르내린 책들의 인용구들. 그 앞에 앉아서 책을 뒤적여 볼 수 있는 공간. 평범한 헌책방의 느낌을 뒤집어 놓는다.

DVD와 CD의 디지털 매체들도 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어린아이들의 책 공간에서 엄마와 아이가 그림책을 펼치고 있다. 그림책과 만화책들도 눈에 띄인다. 서가별로 잘 정돈되어 있고, 중고책을 판매할 수도 있다.

우리 도시에 이렇게 작은 서점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책을 진열하고 커뮤니티를 이루어 갈 수 있길 바란다. 서진 작가가 말한 북러버(Book Lover)들이 부산 곳곳에서 ‘자신만의 책을 찾아 서가의 책을 뒤적여 볼 수 있는 오직 그곳에만 있는 그런 서점들’이 자신들만의 향취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그림책의 거장 모리스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집어 들고, 서점을 나오는 기분이 괜찮다.

작성자
김광영/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4-04-1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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