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이름 초등학교
‘동일중앙초등학교’ 이름에 얽힌 사연
- 내용
초등학교이름은 보통 두 자다. 세 글자인 경우도 간혹 있지만 네 글자인 초등학교가 있다. 주소지는 부산시 동구 수정동이지만 초량동과 경계근처에 자리한 동일중앙초등학교.
동일중앙초등학교는 인구 억제 정책을 쓰던 시절에 태어난 어린이들이 다니던 시기에 세워졌다. 전후에 태어난 베이버부머 세대가 초등학교 입학을 하니 학교가 모자란 것은 당연하다. 지금 세대는 실감이 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지금은 출산장려정책이지만 그 당시의 정부는 가족계획(출산억제정책)에 온 힘을 기울였다. 자녀가 많은 사람은 죄인취급을 받았다. 자녀가 3명이면 미개인, 4명이면 식인종이라는 유행어도 있었다.
출산억제정책을 할 때 딸, 아들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라는 표어와 함께 1963년에는 이런 엽기적인 표어도 있었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1963년에 부산 중앙초등학교의 신입생 학생 수는 22반에 90여명이 한반이었다. 책상, 걸상도 모자랐지만 교실이 없어서 18반으로 줄이고 나머지 학생은 각반에 갈라서 배분이 되었다. 앞줄의 키 작은 학생은 의자 둘에 3명이 앉아야 했다. 그나마 일학년 교실이 18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교실이 9개라서 2부제 수업을 해야 했다. 오전 반이 마치면 점심식사하고 오는 오후 반이 오전 반 교실로 들어가서 수업을 했다. 조금 일찍 등교하는 오후 반 학생은 창문으로 오전 반수업을 구경하기도 했다.
넓고 멋진 운동장.가을에 하는 운동회는 3일 동안 하였다. 1,2학년 첫째 날에 3,4학년 둘째 날, 5.6학년은 셋째 날에 했다. 그나마 본교에 학생을 다 수용할 수가 없어 가교사라고 학교근처에 가건물을 지어서 학년마다 다른 가교사로 등교를 했다. 그러다가 1964년에 부산역 부근에 항도초등학교가 생겼다. 중앙초등학교의 일부 학생이 옮겨갔는데 이 학교도 서서히 학생 수가 줄어서 없어졌다. (지금 전포동에 있는 사립인 항도병설초등학교와는 엄연히 다른 학교임)
'부산 고관 국민학교' 시절 받은 성적표. 그 때는 초등학생도 석차를 냈기 때문에 전체 학생 74명 중에 1등이면 1/74로 표시했다.1967년에는 고관초등학교가 생겨서 중앙초등학교 일부학생을 수용하였다. 고관초등학교는 1년 후에 동일초등학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래서 한 반 학생 수 구십 여명을 칠십 여명으로 낮출 수 있었다. 2008년에는 부산의 원도심의 인구가 줄어서 중앙초등학교가 없어지고 중앙초등학교 학생이 전부 동일로 가게 되었다. 학생 수가 많아서 생겼던 두 학교가 한 학교로 통폐합이 되다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네글자 이름인 동일중앙초등학교인 이유는 그 두 학교졸업생이 모교이름을 양보하지 않아 두 학교 이름을 합쳐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 작성자
- 박영주/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2-08-1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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