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나눔’ 이렇게 하는 것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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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해운대 장산의 대천공원에서는 ‘재능나눔 한마당’ 이라는 행사가 열렸다.
재능나눔?
대체 어떻게 재능을 나눈다는 말인가 궁금하기도 해서 한번 찾아가 보았다.‘재능나눔 한마당’ 행사에 참여하려면 우선 신청을 해야 하는데 이때 이천원이 필요하다. 이천원을 내면 신청서 한장을 주고 그곳에서 3가지 재능체험을 선택할 수 있다. 마침 앞에 초등학교 남학생 하나가 신청을 하고 있길래 살짝 훔쳐보았다. 첫째는 페이스 페인팅, 둘째는 모기퇴치 스프레이, 셋째는 이면지 노트 만들기였다.
페이스 페인팅은 잘 알고 있으니 생략하고 '천연 모기퇴치 스프레이' 코너를 찾아가 보았다. 정제수, 에탄올, 레몬글라스, 스토로넬라, 라벤더 등 다섯가지 약품들을 작은 스프레이 용기에 적당량 넣고 레벨을 붙이는 일이었다. 모기가 윙윙거릴 때 살짝 뿌려주면 좋을 것 같았다. 그렇게 만든 모기퇴치 스프레이를 만든 사람이 가져가는 것이 아니고 그 봉사 단체에 기증을 하는 것이다.
‘이면지 노트 만들기’ 코너도 가보았다. 이것은 말 그대로 이면지를 적당하게 잘라 차곡차곡 엮어서 노트로 쓸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었다. “100장의 이면지가 모일 때마다 나무가 1cm 자란다”라는 글귀도 들어가 있다. 자원절약의 차원에서 보면 무척 교육적이란 생각이 든다. 하긴 옛날에는 연습장도 아껴 쓰느라고 연필로 쓰고 그 위에 다시 볼펜으로 사용하기도 했었다. 물론 이것 역시 만든 이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고 봉사단체에 기증하는 것이다.
그렇게 세가지 체험을 하고나면 신청서를 다시 제출하게 되는데 그것을 통해서 학생들은 4시간의 봉사시간을 부여받게 된다고 한다. 어느 학생은 해수욕장에서 쓰레기 줍는 것 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말한다.
몇 군데 더 돌아보니 여성들이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코너들도 많았다. 털실로 천연 수세미를 만드는 코너도 있었다. 뜨개질을 해서 만든 천연수세미의 모양이 마치 실제 파프리카처럼 예쁘게 보여 싱크대에 걸어두면 부엌이 환할 것 같았다. 또 자수 조각브로치 만들기 코너도 있었는데 자투리 천으로 브로치를 만드는 여성들의 솜씨가 보통이 아닌 것 같았다. 나는 민부채에 예쁜 그림을 부치는 일을 해보았는데 그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 밖에 독서상자 만들기, 생수통과 허브식물로 윈도우 팜 만들기, 꼬매기 인형만들기, 풍선아트, 네일아트 등의 코너들도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서 기증된 물품들은 모두 모아서 곱게 포장을 한뒤 양로원, 요양시설, 아동시설, 혹은 제3국 등 어려운 지역으로 보내진다고 한다.
내가 돈내고 내가 만들었으니 내가 가져간다는 개념이 아니고, 내가 돈내고 내가 만들었지만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증한다는 개념이 바로 ‘재능나눔’ 이라는 봉사 활동이었다. 평범한 개념에 끝머리만 살짝 비틀어 보니 새로운 개념의 문화가 하나 생겨난 것이다. 봉사활동의 방식도 시대에 따라 자꾸만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2-06-0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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