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적’의 시인이 ‘부산’을 말하다
‘오적’의 작가 김지하 시인 토크콘서트를 다녀와서…
- 내용
70년대 우리사회를 뒤흔들었던 시 ‘오적’. 그 ‘오적’의 작가 김지하 시인이 14일 해운대문화회관에서 토크콘서트를 가졌다.
이번 콘서트는 시인의 신작시집 ‘시김새’의 출판기념회를 겸한 것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최고 원로시인의 출판기념회가 서울이 아니고 부산에서 열린 이유는 이번 시집이 부산의 한 출판사에서 출간되었기 때문이다.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요즘의 세태에 비해서 무척 이레적인 일이라고 사람들이 말하기도 한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은 입추의 여지가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김지하 시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한국사회의 미래를 밝힌다’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콘서트에서 72세의 노시인은 그 특유의 소탈한 어조로 k팝과 한류에 대해 이야기를 끄집어내었다. 15세기 서양에서 시작된 르네상스가 지금은 동아시아 한반도에서 시작되고 있는데 그 장본인이 바로 k팝과 한류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k팝과 한류가 인류문명사를 새롭게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문화의 중심뿐만 아니라 자본의 중심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부산이 바로 경제 허브 중의 허브에 해당된다고 말하며 부산을 네덜란드의 노텔담에 비유하여 이스트 노텔담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 해운대 동백섬의 ‘동백’ 이란 말도 풍수어로 하면 ‘영구망해(靈龜望海)’란 말이 되는데 그 뜻은 ‘신령스러운 거북이 먼 바다를 바라본다’라는 의미라 한다. 신령스러운 거북이 바라보는 먼 바다란 다름 아닌 태평양인데 이쯤 되면 무서워지는 것 아니냐며 입을 다문다. 그러면서 청중들을 향해 “이래도 가만히 있을 것인가? 저 속 깊은 곳에서 살려내라!” 며 강한 어조로 무엇인가를 요구하기도 했다.
해박한 노시인의 이야기를 일반인들이 다 이해하기에는 난해한 면도 없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의 세계 중심이 동아시아의 한반도이며, 그 중에서도 부산이라는 것, 그래서 부산사람들이 뭔가를 끌어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토크콘서트인 까닭에 중간에 대금 산조의 연주도 있었고 시낭송도 있었다. 토크쇼가 끝난 뒤에는 로비에서 시인의 사인회도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늦은 시간까지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처음으로 참석해본 토크콘서트라는 형식의 강연회였는데 일반 강연회 보다는 한층 품위와 격조가 있어 보였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2-05-1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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