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구의 이색 시장을 가다
정이 넘치는 플리마켓, 금정 나눔장터
일상 속 예술의 소통, 부산대 앞 프리마켓 아마존
- 내용
요즘에는 동네 어디를 가나 대형마트 또는 기업형 슈퍼마켓이 하나쯤은 있고, 인터넷을 통해서도 상품을 사고 팔 수 있는 세상이다. 누군가는 소비자들의 필요나 욕구에 맞춘 상품들을 찍어 내고, 소비자들은 눈앞에 놓인 무수한 상품들을 그저 선택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소비를 위한 소비’가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에, 이색적인 소비 형태로 눈길을 끄는 곳이 있다. 바로 부산시 금정구의 “금정 나눔장터”와 “아트마켓존”이 그것이다. 장마가 오기 직전, 무더웠던 초여름의 날씨 아래 많은 사람들이 모였던 그곳을 찾아가 보았다.
금정구청 앞 ‘구민의 쉼터’에서는 지난 2003년 7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주민들이 쓰던 물건을 직접 내다 파는 “금정 나눔장터”가 열리고 있다. 금정 나눔장터는 개별 장터공간을 선착순으로 배정받은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자율적으로 가져온 물건의 가격을 책정, 판매까지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부산지역 행정기관이 주관하는 벼룩시장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다는 금정 나눔장터는, 이제 다른 지역까지 입소문이 나 매주 장이 열릴 때면 많은 사람들의 방문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판매자들이 파는 물건을 보면 집에서 사용하던 식기류부터 옷가지, 신발, 전자기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리고 장터 한 켠에는 간단한 먹거리를 사먹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금정 나눔장터는 물건을 파는 사람, 사는 사람 모두가 어울린 작은 축제였다. 손때 묻은 물건을 구경하는 사람에게 직접 사용담을 들려주고, 자연스레 물건에 얽힌 추억도 오고갔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아닌, 추억을 공유하고 웃음을 함께하는 즐거운 소비의 현장이었다.
녹색성장·자원절약·환경사랑을 기치로 내걸은 금정 나눔장터에선 재활용 가능 물품만 판매 또는 교환할 수 있다고 한다. 자원 재활용으로 불필요한 소비도 줄이고 불경기에 알뜰한 쇼핑까지 가능한 금정 나눔장터는 매주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금정구청 앞 광장 내 구민의 쉼터에서 열린다.
※참여 신청 문의 : 금정구청 청소행정과 519-4451~53
프리마켓(Free market)은 벼룩시장을 뜻하는 플리마켓(Flea market)과는 다르다. 주로 중고물품을 사고팔거나 교환하는 장터가 플리마켓이라면, 프리마켓은 일반인 작가들의 순수창작품과 창작행위 자체가 펼쳐지는 자생적 예술시장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홍익대학교 앞 놀이터에서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프리마켓이 대표적이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의 문화행사로 출발했던 이 프리마켓은 10여 년이 지난 지금 일상예술의 상징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대학교 앞 프리마켓인 아트마켓존(아마존)은 지난 2010년부터 자리를 잡고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
비가 오지 않는 매주 토·일요일에 부산대 지하철역 3번 출구 다리 아래의 공간에서 열리고 있다. 아마존에서는 여러 명의 작가들이 수작업으로 만든 아기자기한 액세서리, 동전 지갑, 가방 등의 작품과 길거리 공연 또한 만날 수 있다. 저마다의 개성이 녹아 있는 수작업 창작품들을 늘어놓고 뜨개질에 열중하고 있는 작가들의 모습에서, 자신만의 예술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는 듯 했다.
올해 아마존은 '생활 속 문화시장 만들기 시범 사업'의 대상 장터로 대전의 닷찌FM과 함께 선정되었다고 한다. 생활 속 문화시장 만들기 사업은 지역의 일상공간이 지역민의 자발적 문화 활동과 거래를 통해 소통공간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지역민의 문화향수를 확대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주최로 시작된 것이다. 누구나 작가가 되어 자신의 창작품을 선보이고, 다른 작가들이나 시민들과 소통하며 일상생활 속의 예술을 실천하는 아마존이 금정구는 물론 부산의 또 다른 문화공간으로 발전하길 기대해본다.
※아트마켓존 홈페이지 : cafe.naver.com/amazon0707
- 작성자
- 이정학
- 작성일자
- 2011-07-0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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