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걷고 싶은 길…
[부비 리포터의 글] 감지해변산책로
- 내용
같은 부산이면서도 반대 쪽 끝자락에 있는 영도까지 나들이하기가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어쩌면 비릿한 바다냄새 가득한 그곳이 손닿을 듯 하면서도 멀리 느껴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 신비의 섬 영도의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진 약 3km의 산책로가 바로 '감지해변산책로'이다. 부산사람이라면 추억이 가득한 태종대 자갈마당을 지나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에 놓여 있는 이정표에서부터 길은 시작되고, 그 흔한 돌멩이 하나 찾아보기 힘들만큼 잘 닦여져 있어 말 그대로 '산책로'라 불릴 만하다.
길의 초입부터 펼쳐진 '야생화군락'에는 꽃이 다 떨어져버려 아쉬움이 가득했는데, 그나마 계절을 잊은 노란 털머위 한 송이가 남아 오가는 이의 발길을 잡는다. 벚꽃 흩날리는 봄에 다시 찾아보면, 다른 꽃들의 어여쁜 자태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힘겹게 매달려있는 나뭇잎이 하나 둘 떨어지는 가운데 어깨동무하며 길을 걷는 남매는 멀리 외항의 시원스러운 풍경에 연방 탄성을 질렀다. 바다에 열린 수많은 뱃길처럼 이 아이들의 꿈도 한없이 펼쳐졌으면 좋겠다.
도중에 들른 정자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은 뒤, 절영해안산책로로 이어지는 분기점에서 다시 오던 길로 돌아서야 했다. 좁고 가파른 내리막길이 있어 아무래도 아이들에겐 무리였기 때문이다. 같은 풍경을 다른 쪽에서 바라보는 묘미와 소나무 가지로 '가지싸움'을 벌이느라 지루할 틈도 없이 원점으로 돌아왔다.
곧고 평탄한 길, 뛰어난 해안절경, 아름다운 야생화 군락까지 자연학습장으로도 손색없는 이 길을 아이들과 손잡고 다시 한번 다녀오고 싶다.
- 작성자
- 이상미/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0-12-1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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