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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삼포 가는 길

늘솔길따라 해운대 삼포걷기

내용

70년대 황석영의 소설중에 '삼포가는 길' 이란 작품이 있다. 여기서 삼포는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환상의 공간이라 한다. 그러나 해운대에는 실제로 존재하는 삼포가 있다. 미포,청사포, 구덕포가 그것이다.

지난 일요일날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올들어 처음으로 삼포걷기대회가 열렸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미포, 청사포를 거쳐 구덕포와 송정 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8키로미터의 해안 숲길을 두시간가량 걸어가는 행사다.

전날의 지독한 황사로 행사 참석이 망설여졌는데 당일날 아침하늘이 거짓말처럼 맑고 청명해서 참가를 결정하고 아침 9시까지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이 베낭을 메고 모여들고 있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파도가 높았으나 햇살이 환해서 바다는 은빛으로 출렁이고 있었다.

간단한 몸풀기 체조를 끝내고 9시 반쯤 해수욕장을 출발해서 달맞이 언덕으로 향했다.
십여분 올라가다 보니 문텐로드의 안내판이 보인다. 길걷기는 문텐로드를 향한다. 달맞이 언덕을 오를때만 해도 시끄럽게 들리던 차량들의 소음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대신 파도소리,새소리,바람소리, 그리고 한두차례의 기차소리만 들려온다. 소나무 향기로 가득찬 고저녁한 오솔길이 구불구불 이어져 있다. 숲길을 걸으면서 여기저기서 "좋다" 하는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옆에 가던 20대 여대생도, 뒤에오던 중년 아저씨도 모두들 무심코 자기도 모르게 내뱉는 환호성인것 같다. 아무것도 치장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사람들로 하여금 무척 행복하게 해주는 모양이다. 숲길 군데군데에는 연분홍 진달래꽃이 수줍게 피어있고 나무사이로 스며든 햇살때문인지 아이들은 소풍나온듯 시키지도 않는 노래를 불러댄다.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몇번 가듭하다 보니 어느새 미포바다는 지나가고 청사포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언제 보아도 눈이 시원해지고 가슴이 탁트이는 바다다. 어디가 하늘이고 바다인지 구분이 잘 안간다.

청사포에서 구덕포로 가는 도중에 특이한 오솔길이 나타난다. 길 양옆으로 나지막한 둔덕이 길게 연결되어 있는 오솔길이다. 마치 고분속을 걷는 느낌이 든다. 문득 그 옛날 최치원 선생이 정치에 마음을 접고 경주에서 동백섬으로 갈때 이 길을 이용한 것은 아닐까 하는 근거없는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청사포에서 삼십여분 숲길을 걷다보니 멀리 송정바다가 보인다. 파도가 해안에 부딪혀 하얀포말을 만들고 있다. 이제 산등성이 하나만 넘으면 곧장 구덕포다. 똑같은 바다인데도 미포바다는 아름다운 것 같고, 청사포 바다는 시원한 것 같고, 구덕포바다는 한없이 정겨운 것 같다. 마치 사람들 제각기 풍기는 맛이 다르듯 포구도 각기 다른 맛을 풍긴다.

좀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만 몸에 땀이 날만큼 걷다보니 기분은 개운하고 상쾌하다. 늦잠을 즐길 휴일날 아침이지만 막상 참석해서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해안 절경을 구경하고 보니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기회에 또 가야지 하는 욕심이 생긴다.

구덕포에 도착하니 삼포완주를 축하한다며 어느 가게에서 막걸리 한잔씩을 무료로 제공해준다. 두시간여의 숲길횡보로 갈증을 느끼다 보니 막걸이의 맛이 어디에 비길데없이 시원하다.

송정 해수욕장으로 들어서자 완주메달을 나누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참석한 사람들은 다같이 부산갈매기를 부르고 잠시 한때의 인연들과 헤어질 준비를 한다. 일부의 사람들은 송정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다시 한번 더 해안의 절경을 즐길 기회를 가진다.

휴일날 조금만 부지런 하면 건강도 증진시키고,해안의 절경도 구경하고, 가족들과 즐거운 한때도 보낼수 있는 해운대 삼포걷기 대회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누릴수 있는 좋은 행사인 것 같다.

작성자
정헌숙/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0-03-2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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