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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노을나루길 스토리텔링 ‘재첩국과 시온 섬’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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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사하구 하단동 하단포구 앞에서 낙동강 하구둑까지 강가를 어슬렁 걷다보면 '노을나루길' 이라는 곳을 걷게 된다. 길의 이름은 저녁노을이 내린 강나루길 혹은 노을풍경이 아름다운 길을 의미한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강가에 어느 외국의 습지보다 아름다운 모래톱 습지를 만난다. 광활한 모래톱에서 강바람에 허리를 흐느적거리면 모래밭에서 살고있는 갈대와 억새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강물을 자기 집으로 파도와 춤을 추고 있는 낙동강 오리는 물 속으로 머리를 감으며 먹잇감을 잡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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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갈대밭이 없던 옛날에는 하단은 재첩 천국이었다. 새벽엔 어김없이 아낙네들이 머리에 양동이를 이고 재첩을 한가득 담아 골목을 누비면서 목이 터져라 외쳤다. "재접국 사이소~"

하단재첩은 전국에서 알아줬다. 물이 맑고 모래가 많은 낙동강 하구에 재첩이 살기에 적당한 곳으로 전국에서도 유명했다. 남정네들이 재첩을 잡아 올리면 아낙네들은 밤새 재첩국을 끓여 새벽마다 양동이를 이고 대티고개를 넘어 부산거리를 누볐다. 

예전에는 대티고개에 산짐승과 산적들이 많아 괴정서부터 함께 모여 길게 줄을 지어 대티고개를 넘어 다녔다. 그래서 이 고개를 '재접고개'라고도 불렀다. 하단 도선 장 주변에 쭉 늘어선 주막집에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재접으로 국을 끓여 술안주나 술국으로 팔던 풍경은 추억속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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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단포구 앞에는 '시온섬'이라고 불리던 젊은이들이 즐겨 찾던 낭만의 섬이 있었다. 좁은 물목 '샛강'을 사이에 두고 낙동강으로 길게 뻗은 삼각형 모양의 작은 섬 전체가 갈대숲으로 덮여 있어 아름다웠다. 

하단포구에서 나무기둥을 잇대어 아치형으로 만든 구름다리를 건너 낭만의 섬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에 가슴 설레이던 추억을 떠올리는 분들이 아직도 이 지역에 살고 있다. 시온섬과 을숙도 사이에는 '복판등'이라는 모래톱이 있었다. 여름철이면 군용천막이 쳐졌고 주민들은 배를 타고 이 곳으로 넘어가 물놀이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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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어려웠던 그 시절에도 이러한 평화로운 풍경이 있었지만 낙동강 하구 둑 건설과 함께 아스라이 사라졌다.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에게도 하단의 시온 섬과 복판(중앙)등 같은 여유로운 쉼터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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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 섬'은 우장춘 박사가 일본에서 들여온 씨 없는 수박을 시험재배에 성공시킨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섬은 미군정 당시 현 부산시장 격이던 양모 씨의 누나 양모 님이 하단포구 앞 모래톱에 갈대밭을 개척해 얻어진 이름이라고 전해오고 있다.

작성자
황복원/이야기 리포터
작성일자
2018-02-1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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