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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8년만에 다시 개방된 도심 속 인공동굴, 좌천동굴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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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아래 자리한 좌천동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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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천동굴 입구 모습. 



얼마 전 가덕도 방공호에 들린 적이 있었다. 방공호란 적의 항공기 공습이나 대포, 미사일 따위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땅속에 파놓은 굴이나 구덩이를 말한다. 1941년부터 1945년 태평양 전쟁이 일어나던 당시 일제는 미군의 공습과 상륙에 대비해 부산 곳곳에 방공호를 만들었다.

물론 한국인들을 강제로 동원해 구축한 인공 동굴이다.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던 그 시절, 이곳의 동굴을 만들려면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그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다.

좌천동굴은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주차장도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좌천역(1번 출구)에서 나와 도보로 3,4분 정도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바로 옆에는 부산성교회가 자리하고 있고, 동굴 위 암벽 위에는 아슬아슬하게 놓인 집들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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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천장의 동굴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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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굴 내부에 안내판이 설치된 모습. 



가덕도는 바다가 근처에 있으니 그 쓰임을 이해하지만, 도심 속에 조성된 좌천동굴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알고보니 지리적으로 좌천동굴은 일본의 군대 물자가 수송되던 부산진역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이곳에 방공호를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좌천동에 조성된 방공호는 도심 속에 자리한 인공 동굴로, 수정터널과 제법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 인공 동굴이라니. 그 기이한 풍경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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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굴 내부에 작은 가구들이 설치돼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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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굴 내부에 놓여 있는 의자들. 


그렇다면 이 방공호는 일제강점기 이후 방치되었던가? 그건 아니다. 해방 이후 6.25 전쟁이 일어났고, 전쟁을 피해 도망치던 피란민들은이곳으로 들어와 임시 거처로 삼았다. 그 이후 민방위교육장으로 활용되다, 시간이 흘러 동굴집이라는 주점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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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천 동굴 안내문: 좌천동굴은 산복도로 르네상스 시범마을인 좌천동의 역사마을 조성 프로젝트 중 하나로, 마을의 역사 문화 자원을 활용하여 공동체의 경제자립기반을 형성하는 주민주도형 마을재생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곳 좌천동굴에는 2009년 도로개설사업으로 동굴이 폐쇄되기 전까지 영업을 했던 이색주점 동굴집의 추업을 되살리기 위한 전통술(막걸리)이 좌천동 주민협의회 등 공동체의 노력으로 조성되었다. 일제강점기에 방공호로 개발된 것으로 추정되는 좌천동굴은 한국전쟁 때는 피란민들이 동굴에서 살기도 했으며 이후에는 민방위 교육장으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마을의 역사와 문화, 경관 등 지역특성을 활용하고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낙후와 근대화의 잔재였던 산복도로 일원을 소통의 장으로 만드는 "마을종합재생 프로젝트") 



코끝 시린 겨울인데도 동굴 안으로 들어가니 바깥공기와 확연히 다르다.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동굴, 천장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지만, 이색적인 풍경에 너도나도 동굴을 찾았고, 동굴 안에는 아귀찜과 막걸리를 팔았다.

일명 '동굴집'이라는 주점은 동네 명물이 되었다. 그 인기는 30년이 지속되었지만,2009년 도로 확장 공사를 하면서 주점도, 동굴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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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굴 내부에서 길을 안내하는 불빛. 

 


주민들의 추억을 다시 되새기게 하는 좌천 동굴이 8년 만에 다시 개방되었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시범마을인 좌천동의 역사 마을 조성 프로젝트 중 하나로 마을의 역사, 문화 자원을 활용하여 공동체의 경제자립 기반을 형성하는 주민주도형 마을재생을 목적으로이 좌천 동굴이 복원된 것이다.

호기심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의 길이는 50m, 폭은 2m, 높이는 2m로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동굴 안에는 동구 시니어클럽에 파견된 안내원이 자리하고 있다. 동굴은 A자형으로 되어 있다. 들어가는 입구와 나오는 출구가 다르니, 드나들기가 편하다. 조명이 없었다면 낮에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했을 것이다.

이 동굴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된다. 도심 속 이색적인 동굴, 좌천동굴에 들려보자.

 

 


 

 



작성자
김혜민
작성일자
2020-01-0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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