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에서 발길을 멈추다.
간비오산을 오르다
- 내용
겨울답지 않은 포근함을 품은 어느 날, 동해남부선이 다니던 길이 닫히면서 생긴 산책로를 걸어봅니다.
해운대에는 이름도 정겨운 ‘운촌’이라는 곳이 있는데요.
왠지 따스한 고향을 닮은 이름이어서 푸근함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이 곳에서 폐선된 철길을 이용한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니 ‘간비오산 봉수대’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봉수대가 운촌과 또 다른 짝이 되는 느낌입니다.
▲ 간비오산 오르는 길
봉수대로 가는 길을 따라 올라가 봅니다.
나무도 또 나무로 만든 계단도 곧장 숲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줍니다.
자동차들이 달리는 부산스러운 소리로부터 금새 고요한 나무들이 소리를 거두는 고즈넉한 공간으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 간비오 봉수대‘간비오 봉수대’의 ‘봉수’는 횃불과 연기를 뜻합니다.
통신 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 산꼭대기 요지에 봉수대를 설치해 밤에는 횃불을 올리고 낮에는 연기를 피워 소식을 알리던 통신 방법입니다.
간비오산 정상에 세워진 간비오산 봉수대는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다만 세종 때 편찬된 <세종실록지리지> 에는 그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 봉수대를 오르는 계단
▲ 봉수대 불을 피우던 자리전국의 봉수가 폐지되고 현대적 통신 수단이 발달되기 시작한 1894년(고종 31년)까지 간비오산 봉수대는 약 700여 년간 왜적의 침입을 감시한 곳입니다.
부산에서는 황령산 봉수대와 함께 가장 오래된 봉수대라고 합니다.
현재의 간비오산 봉수대는 1976년 10월에 새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요. 화강석으로 원형 축대를 쌓았고 중간에는 계단이 있습니다.
▲ 간비오 봉수대에서 보는 바다 전경역사 속 장소에서 눈을 돌리면 시원한 바다와 함께 화려한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서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높다란 아파트가 우뚝 서있어 햇빛이 비치는 예쁜 바다를 그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과거와 현재를 함께 느껴볼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곳입니다.
코로나로 외출이 힘든 시기, 가벼운 산행의 끝에 역사를 마주하는 자리가 선물 같습니다.
- 작성자
- 김수연
- 작성일자
- 2021-02-0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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