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내 곁에' 너무도 인간적인 부산사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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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내사랑 내곁에' 포스터
영화 '해운대' 쓰나미가 거대한 스케일의 재난영화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들였다면, 최근 추석연휴이후 잔잔한 감동으로 새롭게 관객들을 모으는 영화가 바로 '내 사랑 내 곁에'이다. 두 영화의 공통점의 하나는 하지원이 여주인공을 맡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부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희귀병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한 남자 종우(김명민). 지능과 감각은 정상인데 운동신경세포가 점점 마비되어가는 모습으로 사람들을 안타깝게 한다. 하지만, 그를 사랑한 한 여자 지수(하지원)가 있다.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시신의 염을 하는 장례식장에 일하는 지수, 그녀 앞에 내밀어진 국화꽃 한 송이와 함께 시신을 만지는 무서운 손이 아니라 너무도 아름다운 손이라는 종우의 말 앞에 사랑을 받아들인다.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남편을 9년간 간호하며 남편의 소생을 기다리는 할머니, 모 대기업을 퇴직하여 자신의 형을 위해 병원비로 다 쓰고 형을 간병하며 그 끝에 지쳐 '차라리 안락사'시켜 달라며 외치는 동생. 잘나가는 스케이트선수였지만 낙하 하여 목을 쓸 수 없게 된 소녀. 자신의 아버지를 돌보는 아들,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아내를 돌보는 남편. 6인실 병동은 그렇게 죽음과 가까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가족들의 이야기가 살아있다.
이 영화의 배경은 다름 아닌 부산이다. 영화의 주배경인 병동이 자리한 영도바다를 접하고 있는 고신대복음병원, 그리고 사랑의 세레나데가 불려지는 송도 해수욕장, 그리고 죽어가는 남편의 고통을 느껴보고자 아내가 손발을 결박당한 광안리 해변의 호텔. 이 풍경과 더불어 부산사람들의 억새지만 정 많은 사투리와 함께 따뜻한 정서가 대한민국을 어필하고 있다.
영화 '내 사랑 내 곁에'는 두 가지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첫째는 바로 생로병사(生老病死)의 병들고 고통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가식 없이 조명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영화가 아니다. 바로 현실 속에 존재하는 인간들의 모습이다. 종우가 얼굴에 붙어 피를 빠는 모기 한 마리 앞에도 손을 들어 치지 못하는 무력한 모습은 눈물을 핑 돌게 만들다.
둘째는 바로 그 고통 하는 사람 곁에 끝까지 함께 있는 지극히 인간적인 인간의 모습이다. 자신을 향해 냉대하며 정을 떼려하는 종우를 끝까지 이해하려하고 웃음을 주려하고 휴대폰을 받고 비상사태인양 달려오는 지수의 모습에서 또 한번 눈시울이 붉어진다.
추석연휴기간, '내 사랑 내 곁에'를 보고 나오며, 부산사람의 지극히 인간적인 냄새가 부산의 바다내음처럼 코끝에 찡하게 묻어났다. 우리 곁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통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인간미가 넘치는 부산사람들이 많다면, 영화에서 보여준 것처럼 부산은 참으로 아름다운 도시가 될 것이다.
- 작성자
- 김광영/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09-10-0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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