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달맞이 온천 축제를 찾아서…
우리민족의 고유한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 온천축제
- 내용
정월 대보름을 즐기기 위한 축제가 부산 곳곳에서 열렸다. 그 중에서 가장 유래가 오래되었고 규모면에서도 전국적으로 가장 크다고 알려진 해운대 달맞이 온천 축제를 찾아가 보았다.
오전 11시에 해운대 해수욕장에 도착해 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백사장에 모여 있었다. 백사장 한가운데는 나무가지를 엮어서 만든 원추형의 대형 달집이 위용을 자랑하며 무심히 서있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소원성취문을 적어서 달집에 끼우고 가족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기도 한다. 그리고 동별로 선발된 해운대 구민들이 재기차기,윷놀이,투호놀이,닭싸움 등의 민속놀이 대회를 벌이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고 ,또다른 백사장 한편에서는 새마을 부녀회가 먹거리 장터를 마련해서 해수욕장을 찾는 시민들의 미각을 돋구고 있었다.
하늘은 맑고 쾌청하고 날씨는 아주 포근해서 많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해수욕장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연휴가 끼어서 그런지 서울이나 대구에 사는 친지들까지 불러들여 함께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시민들은 가족끼리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아이들과 연날리기를 하기도 하고 혹은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파도와 장난을 치기도 한다. 또 일부는 모래집을 지어 그속에 촛불을 켜놓고 용왕님께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기도 한다. 모두들 일상의 시름을 잠시 잊고 편안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다.
오후 4시. 해운대 구청의 분수대 앞에서는 축제의 서막행사가 열렸다. 진성여왕의 목욕장면을 재현하는 전설 무용극이 열리고 길놀이패와 지신밟기,농악패,만장기 퍼레이드가 벌어졌다.
이들이 해운대 거리를 돌아서 해수욕장으로 입성하게 되면 달맞이 온천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기념식에 앞서 천연두에 걸렸다가 해운대 온천을 찾아 쾌유했다는 진성여왕의 춤사위 한마당과 만선의 배가 오륙도를 돌아올 무렵 선상의 고기먹이를 쫓아서 갈매기떼들이 모여드는 오륙귀범의 행사가 연출되었다. 그리고 이어서 달집 앞에 제사를 지내는 월령기원제가 열렸는데 이 모습들이 외국인들에게는 무척 신기한지 정신없이 사진을 찍는 외국인과 아이를 무등태우고 구경에 몰두하는 외국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6시가 조금 넘자 동편 달맞이 언덕에서 뭔가가 삐죽이 돋아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러댔다. 2010년 경인년 정월대보름달이었다. 크고 붉고 선명한 보름달이었다. 사람들은 두손을 모으고 허리를 굽혀 무수히 절을 한다. 가족들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이라 언제 보아도 따뜻하고 정겹다.
달맞이 언덕위로 둥실 달이 떠오르자 백사장에서 위용을 자랑하던 달집에 불이 붙기 시작한다. 나쁜액은 모두 사라지고 좋은 일만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소망도 함께 불타오른다.달집을 태운 잿더미들이 마치 영혼처럼 사람들 사이를 이리저리 날아다녀도 사람들은 별로 게의치 하지 않는다. 바다와 세상은 이미 어둠속으로 잠겨버렸지만 백사장의 달집과 하늘의 보름달이 환하게 세상을 밝히고 있었다.
얼마나 되는지 도무지 헤아릴수 없는 수많은 인파들이 모여든 정월대보름날의 해운대 달맞이 온천 축제. 축제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만큼 정말로 큰 시민들의 축제였다.그리고 그 축제를 통해서 과거와 현재가 교차된 우리민족의 고유한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갈 수 있다것을 생각하면 해운대 달맞이 온천축제의 의미는 자못 큰 것 같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0-03-0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