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연, 새 모두가 함께여서 더 아름다운 그 곳…
‘Zero CO₂습지 걷기 대회’ 참가 수기
- 내용
대회 날 아침. 오랜만에 티 없이 맑은 하늘에 햇살까지 따뜻해 걷기에 더할 나위 없는 포근한 날씨였다. 덕분에 내 마음은 일찌감치 대회가 열리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로 향했다. 그곳에서 열린 ‘Zero CO₂습지 걷기 대회’는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등의 주관으로, 학생·시민들로 하여금 습지 및 생태보전의식을 고취할 목적으로 열렸다.
오후2시. 처음 치러지는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센터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대학생에서부터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온 아이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참가해서 열기를 더했다.
이번 대회 코스는 낙동강 하구 습지 일대 5km가량인데, 철새 서식지 보호를 위해 원래 관람객들의 출입을 제한하던 구간도 이날만큼은 예외로 허용했다고 한다. 습지 일대를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소리 없이 나부끼는 갈대와 더불어 ‘습지’만이 가진 고유의 아늑함이 몸속까지 밀려와 절로 마음이 평안해지는 듯했다.
완주 기념으로 받은 '습지 보전 참여증서'코스를 걸으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을숙도 남단 탐조전망대에서 철새들을 가까이 관찰했던 것이다. 큰 고니와 오리들 200여마리가 한가로이 쉬고 있었다. 망원경을 통해 가장 먼저 내 눈에 들어온 건 큰 고니 한 쌍이었다. 햇빛에 비쳐 반짝거리는 강물에 고고한 자태를 뽐내던 큰 고니 한 쌍은 감동 그 자체였다. 너무나 황홀해서 나도 모르게 ‘헉’ 하는 소리가 튀어나올 뻔 했다. 이렇게 낙동강하구의 아름다운 습지를 직접 걷고, 보고, 느낀다면 ‘철새 및 습지를 비롯한 생태를 보전해야 한다’는 그 어떤 백 마디 말도 필요 없을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한 시간 반 정도를 걸으니 저만치서 센터 광장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고 코스 완주 기념(?)으로 ‘습지보전 참여증서’도 받았다.
사람과 자연, 새 모두가 함께여서 더 아름다웠던 ‘Zero CO₂습지 걷기 대회’.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리의 철새, 습지 및 생태 보전 의식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심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작성자
- 황정현/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0-02-1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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