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벚꽃길 - 향긋한 봄의 향기를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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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완연한 봄이다. 4월의 훈훈한 봄바람에 따스한 햇볕을 쬐기 위해 많은 이들이 산으로 들로 나간다. 하지만, 멀리 가지 않아도 부산의 도심속에 봄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이 있다. 내가 사는 곳도 그중 하나다.
남천비치아파트 단지 길은 그야말로 벚꽃이 아름다운 터널을 이루어 드라이브나 산책하기 괜찮다. 광안대교의 야경 속에서 밤길에 벚꽃 길을 걷는 것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이 벚꽃 길은 어머니 말씀으로는 1982년에 조성되었다 한다. 어린시절의 추억이 새겨진 광안리와 그 주변의 삼익비치아파트 길은 세월이 흘러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다. 1100여 그루의 심겨진 나무가 이렇게 아름답게 피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남천초등학교 뒷길로 남천성당을 지나 KBS방송국으로 오는 길도 참 운치있다. 요즘처럼 자가용으로나 승합차로 아이들을 태워주는 일이 없었던 때라. 학교를 마치면 그 길을 따라 친구들과 함께 걸어서 하교하였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화사한 봄의 따뜻함이 아름답게 잘 보존되어 소박한 봄의 향취를 느끼게 해 준다.
짙은 검정나무위에 새 하얀 속살을 드러낸 벚꽃. 봄을 기다려 새하얀 밤을 지샌 듯 피어난 하얀 벚꽃은 말을 건넨다. '봄은 반드시 오고야 만다. 시대의 어둔 밤도 아침의 도래를 어쩔 수 없고 추운 겨울도 봄의 도래를 막을 수 없다.' 작은 한 떨기 꽃은 소망의 말을 건네고 있다.
마지막으로 금련산청소년수련원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도심에서 그리 멀리 않은 곳으로 걸어 올라가도 괜찮고 차로 드라이브하기도 괜찮다. 언젠가부터 벚꽃이 군락을 이루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광안대교와 광안리 해변을 꽃 속에서 바라보며 연분홍 꿈을 꾸게 해주는 아름다운 길이다.
이번 꽃샘추위가 너무 오랫동안 이어지고, 또 예상치 못한 기온하강으로 봄이 너무 더디게 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사이에 꽃들이 떨어져 마지막 벚꽃을 구경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금련산 벚꽃길을 오르며 광안리 바다를 바라보면 어릴 적 부르던 노래 한 소절이 생각난다.
'산하고 바다하고 누가 누가 더 푸를까. 내기 해보자. 나무를 심어 줄께 나무를 심어 줄께 산아 산아 이겨라...'
그렇게, 산에 나무를 심고, 거리에 나무를 심었더니 그 나무가 푸르른 바다와 푸르름을 경쟁할 뿐 아니라. 이렇게 화사한 봄에 꽃으로 만발하여 바다의 푸르름과도 아름답게 조화되는 것을 볼 때 부산에 사는 자부심이 생긴다.
- 작성자
- 김광영/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0-04-2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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