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부산항"
- 내용
대한민국의 관문, 개항한지 100년도 넘는 곳, 컨테이너 처리능력 세계 5위인 곳, 부산시민 4명 중 한명에게 삶의 터전이 되어 주는 곳. 그곳이 바로 부산항이다. 부산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알리기 위한 부산항 축제가 5월 28일부터 30일까지 영도 동삼동 크루즈 터미널에서 열렸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다소 쌀쌀하였으나 날씨가 쾌청하여 부산항 축제를 찾는 시민들이 의외로 많았다. 축제 행사장이 영도의 끝자락인 동삼동에 위치해서 찾아 가는 게 힘들 줄 알았는데 주최 측에서 부산역과 남포동역에 10분마다 셔틀버스를 운영해 줘서 편안하게 축제에 참가 할 수 있었다.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호인 레전드 호(위)와 해양경찰 경비함정(아래 왼쪽), 누리마루호.축제 행사장에 도착하자 고급스럽게 보이는 큰 배가 눈앞을 가로막는다. 한 ·중·일 3개국을 여행하는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호인 레전드호라고 한다. 총 톤수가 7만 톤이고 높이는 11층으로 최대 탑승객이 2074명. 도서관, 뷔페, 사우나실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한다. 누구나 기회가 되면 한번쯤 꿈꾸어 보는 크루즈 여행의 실체를 본 것 같았다.
레전드호 바로 옆 도크에는 해양경찰 경비함정의 승선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단체로 놀러온 어린이와 학생들, 그리고 시민들이 줄을 서서 함정에 올라 이곳저곳을 구경한다. 해경에서 특별히 어린이 제복을 마련해서 승선하는 아이들에게 입혀주니 젊은 엄마들은 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다. 평소에는 일반인들이 결코 타 볼 수 없는 경비 함정을 축제를 기회로 해서 한번 타 볼 수 있어 참 좋다고 뒤따른던 중년 남자 몇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축제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부산항투어 행사인 것 같다. 새누리호와 카멜리아호, 누리마루호 3척의 배가 부산항을 한바퀴 도는 행사다. 그 중에서 제일 아름답게 보이는 누리마루호가 가장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부산항 투어를 마치고 싱글벙글거리며 누리마루호에서 나오는 어느 고등학생에게 말을 걸어보니 전주에서 왔다고 한다. 부산항축제의 위상이 부산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이미 전국적인 축제가 된 모양이다.
국제 크루즈 터미널 앞마당의 잔디밭에서는 바다사랑 어린이 글짓기와 그림그리기 행사가 열리고 있다. 가족단위로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집에서 준비해온 음식을 먹으며 그림을 그리는 등 축제의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또 행사장 무대에서는 고품격의 음악회가 열리고 있고, 그 옆으로 설치된 부스에서는 모형배 만들기, 잠수함 만들기, 프로펠러 만들기, 페달보트 타기 등의 체험행사가 참가 어린이들의 동심을 사로잡고 있다.
1936년 부산부청과 영도대교.그중에서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1886년에서 1936년까지의 부산항 변천사를 보여주는 18점의 사진전이었다. 너무 귀한 사진들이라 오랫동안 구경했는데 중앙동 옛 시청사의 모습만이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그 외에도 각종 상어들의 모형전시, 크레인 시뮬레이션 행사, 부산항 클린포트 행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행사장을 한바퀴 돌고 다시 입구 쪽으로 와 멀리 부산항을 바라보았다. 중앙동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달리 행사장에서 바라보니 부산항의 윤곽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짙은 청남색의 바다, 출렁이는 파도, 항구를 빙 둘러 서 있는 붉은 색의 크레인들, 그 앞으로 컨테이너를 잔뜩 실은 대형상선 하나가 서서히 부산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우리가 만든 물건들이 외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현장이다. 문득 저것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근원이라는 생각이 들자 부산항이 한없이 사랑스러워진다. 사실 부산항은 부산시민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로부터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또한 사랑받아야 할 대상이다. 그런 점에서 부산항 축제는 부산의 상징적 의미를 잘 보여주는 축제인 것 같다. 앞으로 좀더 발전해서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0-05-3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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