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비열차 타고 태종대를 누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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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태종대'는 부모님 손에 이끌려 땀 뻘뻘 흘려가며 한참을 올라가 자애로운 모습의 '모자상'을 지나서 천혜의 해안 절경이 펼쳐진 등대 앞 자갈마당을 돌아 나오는 꽤 힘든 여정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얼마 전, 두 아이 손을 잡고 아주 오랫만에 옛 기억을 더듬으러 나선 그 길에는 궤도도 없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구석구석 누비고 다니는 '다누비열차'가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고난의 행군을 각오했던 것은 잠시, 알록달록 예쁜 기차의 매력에 푹 빠져 한번 타보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다.
열차는 '태종대' 입구 쪽 넓은 광장에 마련된 승차장에서 탈 수 있고, 어른 15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600원으로 매우 저렴한 편이었다. 한 장의 표로 순환도로 한 바퀴를 돌아올 수 있는데, 중간 중간 정류소에도 무인자판기가 설치되어 있어 표를 구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평일 3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광장에서부터 태원자갈마당, 구명사, 전망대, 등대, 태종사를 돌아 다시 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 중, 원하는 곳 어디서든 내렸다 다시 탈 수 있지만, 아무래도 전망대와 등대가 가장 인기 있었다. 탑승할 때는 가능한 전망이 좋은 오른쪽으로 자리를 잡는 것이 좋겠다.
전망대에서 시원스럽게 펼쳐진 바다를 조망한 뒤 곧바로 등대로 발길을 옮겼다. 끝없이 이어지는 내리막이 부담스러울 때쯤 하얀 등대가 그 위용을 드러내는데, 수많은 밤을 어두운 뱃길을 밝히느라 힘들었을텐데도 곱게 단장하고 있는 것이 참 신기했다.
등대를 둘러보고 곧바로 아래로 이어진 자갈마당에서 유람선을 탈 수도 있겠지만, 오른편으로 살짝 빠져 기암괴석을 둘러본 뒤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 다시 열차를 타고 광장으로 돌아오는 것도 재미있었다. 굳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아니더라도 연인, 친구와 함께 다누비열차를 타고 태종대를 구석구석 누벼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태종대 다누비열차 안내 - http://www.taejongdae.or.kr
- 작성자
- 이상미/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1-01-1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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