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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인생은 연극이다 하지만 연극도 인생이다.'

부산 토박이 이성규 연극연출가 강연회 후기

내용

'지하세계의 대마왕'이라는 별명이 배우들에 의해 붙여졌을 정도로 혹독하게 배우들을 다루었다고 하는 이성규씨. 하지만, 그에게는 연극인으로서 배우들에 대한 숨은 따뜻함과 함께 남다른 옹고집과 함께 연극에 대한 열정이 숨겨져 있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소수의 관객들과 소극장에서 만나며 그의 고집을 지켜가고 있다. 부산 연극계를 꾸려온 그의 열정을 2001년 부산 예술상, 2002년 봉생문화상 등으로 인정받았다. 현재 부두연극단 연출 및 남천동 ‘액터스 소극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80여 편의 연출을 제작하신 부산 연극계의 산증인이다.

특히, 부산을 떠나서는 연극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부산 토박이 연극인의 자긍심을 지키고 있다. 본인은 '우물 안 개구리'로 오로지 부산 연극인의 길을 걸어 오셨다고 겸손히 말하지만, 그런 한 길 가는 순례자의 길을 걷는 부산토박이 연출가가 있었기에 수많은 배우들이 배출되고, 부산 연극계가 살아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성규 연출가는 지난 7일 저녁 풀뿌리 문화운동을 지향하는 프라미스 랜드의 ‘100인 명사 초대석’ 강연회에서 그의 지나온 삶과 함께 ‘부조리한 세상 부조리한 연극을 만드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 했다.

'흔히 인생이 연극이다 말하지만 연극도 인생입니다.' 이렇게 화두를 시작한 그는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부산 영도에서 자라며, 바다가 주는 역동감과 허무감에 대해 많이 느꼈다고 한다. 부모와 학교가 주는 교육과 실제 만나는 삶의 현장에서 사람들이 주는 괴리감을 느끼며 삶의 부조리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가 특별히 관심 가지게 된 것은 실존주의 철학이 말하는 삶의 부조리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맥 베드 5막 5장 “셰익스피어는 말했다. 인생은 시끌벅적한 헛소리와 분노로 가득 찬, 결국 아무 의미 없는 것”이라는 말이 마음에 착 달라붙었다고 한다.

그가 수많은 연극을 연출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이자 부조리 문학의 정수, 노벨 문학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고도'라는 정체불명의 대상을 기다리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고도가 무엇인지 혹은 무엇인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시골길에서 누군지도 모르며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고도를 기다리는 두 사람. 이들은 똑똑히 말할 줄도 모르며 타인의 말을 정확히 이해할 줄도 모른다. 그저 그들은 고도를 기다릴 뿐이다.『고도를 기다리며』에 깔려 있는 허무주의적이고 비극적인 세계 인식은 이 작품이 인생의 부조리를 인식하고 삶의 의미를 찾으려 했던 몸부림을 보여준다.

그의 연극인생 또한 고도를 기다리는 삶이었고, 또 그 가운데 허무로 절망하는 삶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신의 은총의 빛을 보았고 그 빛 가운데 삶의 의미를 찾았다고 고백했다. 그에게 느껴졌던 그 지독한 허무가 바로 신앙을 갖게 되는 준비가 아니었는가 진솔하게 고백하기도 한다.

부산을 지켜온 옹고집 이성규 연출인을 직접만나 그의 지나온 인생의 발자취와 연극 연출인로서의 삶과 고뇌를 듣고 있으니, 연극 같은 우리 인생을 새롭게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앞으로 부산에 소극장들이 더욱 꽃을 피우고 저변으로부터 성숙한 연극문화들 전문성 있는 연극인들이 더욱 많이 배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작성자
김광영/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1-03-0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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