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3월은 봄을 노래하는 시간이자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신학기의 시작입니다.

사실 새해가 된다고 해도 일반인에게 무엇이 변했다는 느낌은 그리 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야의 종을 치는 모습을 보고 불꽃놀이를 하고 그리고 새해 해돋이를 보면서 작은 소원을 빌곤 하지요. 그리고 나면 어느새 일상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하지만 3월이 되면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아이들이 학교에 간다면서 가방을 사고 아이랑 준비물과 학용품을 사고 봄 옷을 꺼내서 아이에게 입혀보면서 아이가 컸다는 실감도 하고 아이의 옛날 모습을 상기하면서 추억을 돌이키고 그 조그맣던 아이가 이렇게 자랐구나 놀랍니다. (어쩌면 자신이 늙고 있는 모습일지도 모르겠네요) 세월이 간다는 걸 가장 실감하게 만드는 것은 아이들이 커가는 걸 보는 순간이 아닐까 감상에도 젖어보고 아이들이 더 크면 어떻게 될까 상상도 하면서 작은 행복감을 느끼곤 한답니다.

어쩌면 새로운 시작은 새해가 아니라 3월에 시작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새해에 맞아 시작했던 결심이 흐트러졌다면 봄을 맞이하면서 새롭게 출발하는 것도 좋으리라 봅니다.

3월 2일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습니다.

과거 국민학교 시절 입학과는 사뭇 다른 입학식이더군요. 과거에는 엄청 넓어보이는 학교 운동장에서 많은 아이들이 오밀조밀 모여서 선생님들 지도에 따라서 이리저리 삐뚤삐뚤한 줄을 나름대로 맞추고 나서 교장 선생님이 훈시를 하고 가끔 몇몇 아이들이 줄을 벗어나거나 울기도 하고 옆에서 부모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감상에 젖는 모습을 보이곤 했었는데 요즘은 학생이 그때처럼 많지도 않고 강당에서 앉아서 입학식도 진행되고 학교에서 준비한 공연도 하고 작은 축제처럼 꾸미는 게 추세랍니다.

하지만,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이제 학교에 가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가 벅찬 감동을 느낀다는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되네요. 대신에 그 옛날 학교 운동장에서 주인공으로 서 있던 아이가 이제는 옆에서 구경하는 관객이 되었다는 점이 변했겠지요.

내일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일상에서 또 다른 출발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