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3.1운동. 얼마나 아시나요?
- 내용
2011년의 해가 떠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3월로 접어들었다. 학생들에게는 새 학기가 시작하는 설렘과 함께 방학이라는 달콤한 시간이 지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하는 3월이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이 기분을 절실히 느끼게 해주는 날이 3월 1일이 아닐까?
필자 또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3월 1일은 일제치하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며 항일 정신을 드높인 선조들의 정신을 기억하기보다는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다는 아쉬움이 더 많았던 기억이 난다. 부끄럽지만 어린 시절 3월 1일은 공휴일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대학에서 부산의 역사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되면서 3.1절의 의미를 우리 지역과 결부지어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다. 1919년 당시에 동래고보(현 동래고교)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3월 13일 동래장날 장꾼과 부녀자들과 합세하여 독립만세운동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범어사 명정학교, 구포장터 만세운동 등 부산, 경남지역 만세운동의 불씨가 되었다.
특히 동래 지역은 3.1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어 가는 분위기에서 타 지역에 비해 서울에 이어 비교적 빠른 시기에 만세 운동이 전개된 곳이다. 여기에는 우리 지역의 주요 사찰인 범어사의 역할이 컸다. 범어사가 서울에 포교당을 세운다든가 불교 진흥 운동과 근대 교육 운동에 앞장서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범어사 승려들이 서울의 운동을 주도한 핵심부로 일부 참여하였던 것이다.(채상식, 『범어사』, 대원사, 1994) 지금 우리 지역의 주민들은 이것을 인식하고 있을까? 지친 일상 속에서 쉬는 날의 하나로만 여기지는 않는가?
우리에게 경각심과 함께 지난 역사를 되새겨 볼 수 있는 행사가 3월 1일 동래고교, 시장 거리에서 열렸다. 필자는 동래고를 찾아 행사에 참여하려 하였으나 날씨 관계 상 작년처럼 거리에서 재현하는 장면을 볼 수는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볼 일을 보러 남포동으로 향했는데, 우연히 3.1절 행사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요즘 국경일에 태극기를 계양하는 가정이 얼마나 있을까? 그리고 우리나라와 그 상징인 태극기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까? 일제치하에서 우리의 선조들은 우리 후손들을 위해, 나라 잃은 슬픔을 전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현실의 벽에 갇혀서 선조들에 대해 고마움을 가지는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선조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 평등과 같은 기본권을 누릴 수도 없을 것이다. 3월을 시작하면서 선조들에 대해 감사하고, 우리 지역의 만세 운동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 작성자
- 이원석/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1-03-0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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