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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부산갈매기의 비상(飛上)

내용

마침내 구도(球都)의 도시 부산에 봄이 왔다.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쑥, 냉이의 파릇파릇한 봄이 아니라 사직벌을 뜨겁게 달굴 프로야구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겨우내 무료한 기다림으로 지쳤던 야구광들은 지난 12일부터 펼쳐진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기점으로 두 날개를 활짝 펴고 벌써부터 날아오를 기세이다. 그 열기를 반영하듯 일요일 SK와 벌인 2차전의 관중 수는 무려 1만9천여명에 달했다. 전날 큰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한 상승효과와 유난히 포근한 날씨가 작용한 탓인 것 같다.

그런데 이날은 무료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매표시스템을 점검을 위해 온라인 예매가 이루어졌던 사실을 모르는 팬들은 매표소 앞에 늘어선 긴 줄에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줄을 서서 겨우 얻어낸 변두리 자리에 앉아서도 발빠른 골수팬들이 차지한 지정석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면서부터는 1루, 3루 가릴 것 없이 모두가 한마음이 되었다. 지난 해 허무하게 끝나버린 '가을야구'에 대한 아쉬움과 서명운동을 펼치면서까지 떠나보내기 싫었던 외국인 감독에 대한 그리움은 접어두고 새 수장(首長)을 향한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보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팬들의 절대적 응원 속에서도 상대 선발투수의 구위에 눌려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하는 타자들 때문에 경기장의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그나마 치어리더들의 현란한 율동과 마스코트 '피니'와 '누리'의 애교스런 몸짓이 가라앉은 관중석을 들썩이게 만들 뿐이었다.

세 시간 가까운 경기를 견뎌내지 못하는 아이들이 로비에 마련된 놀이터에서 실컷 뛰어노는 동안 역전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운동장에선 그래도 '부산갈매기'가 힘차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오렌지색 쓰레기봉투를 뒤집어쓰고 신나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사직벌 갈매기들은 간절히 소망하고 있을 것이다.

작성자
이상미/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1-03-1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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