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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때를 밀던 곳에서… 영화를 감상하다

대안공간 '반디'를 방문하다

내용

사람들이 자주 찾던 목욕탕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대안공간 ‘반디’가 있다. 부산 광안동에 위치한 이곳은 처음에는 목욕탕 건물이라 그 기본 골격은 유지하면서도 전혀 색다른 문화예술공간이 된 곳이다.

프 프레느와 ‘프랑스 국립현대미술 스튜디오’ 영상작품전이 있어, 한번 방문해 보았다. 조명을 끄고, 1인 좌석 몇 군데에 25편의 영상물을 번갈아가면서 볼 수 있게 되어있었다.

안내자의 인도에 따라 내가 보게 된 것은 ‘장 크리스토프쿠에’라는 15분짜리 작품이었는데, 잔잔한 피아노 음악속에 소비에트의 풍경이 흑백사진의 기묘한 흐름 속에 흘러가고 있었다. 소비에트 연방 붕괴후 많은 국가들이 독립하고 새로운 정체성 확립에 고민하는 시절. 몰도바와 우크라이나 사이 소수민족 거주지인 ‘트라스니스트리아’라는 낯선 지역의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정확한 국경이 없고 정체성이 규정되지 않은 하나의 자치국가에서 제작된 보기드문 영상을 접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다. 25개의 작품에는 대부분 실험적이고 현대문명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며 도시화된 사회 속에 신음하는 소리들, 또는 잃어가는 인간적인 삶들에 대한 것이 많다. 풍부한 상상력으로 가득한 영상은 감각적이면서도 현실에 대한 성찰을 놓치지 않고 있다.

대안공간 '반디'는 1999년 설립된 비영리 전시공간으로. 부산지역 미술인의 협력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지역미술이라는 한계가 언제나 자조적이며 냉소적인 언어로 환원되기 쉬운 어려움이 있다. 많은 가능성 있는 작가들이 땀 흘리며 작업을 하고 있지만 그들을 뒷받침해 줄 시스템의 부재도 생각하게 된다.

대안공간 '반디'가 자유로운 창작과 비평을 지원하고 부산 지역의 시각 문화를 풍성하고 다원적으로 발전시켜 지역의 건강한 담론을 유포하는 작은 저수지 같은 역할을 해 주길 소망해 본다. 목욕탕이 대중들과 친숙한 것처럼 대안공간 '반디'가 그렇게 대중가운데 친숙하게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한다.

작성자
김광영/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1-04-1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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