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에도 봄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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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상징 오륙도. 해운대 바다에서 바라보는 오륙도는 거무튀튀한 삼각형의 볼품없는 섬처럼 보이지만 막상 배를 타고 가까이 가서 본 오륙도의 모습은 무척 싱그럽고 아름다웠다.
지난 일요일 우연히 오륙도 관광을 할 기회가 생겼다. 해운대 미포 선착장에서 1시 50분 발 유람선을 타고 출발하자 갈매기 떼들이 배 주변으로 모여들어 오륙도 관광을 환송해 주었다. 날씨가 화창해서 그런지 승선객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해운대 해수욕장이 멀어지자 대신 동백섬과 누리마루 하우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 옆으로 초고층 아파트들의 장대한 모습도 보인다. 그 모습을 보고 옆자리에서 “정말 맨하탄 같네”라며 감탄을 한다.
길게 이어진 광안대교를 지나자 좀 투박하게 보이는 이기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멀리 산책로를 따라 사람들이 꼬물꼬물 움직이는 모습도 보이고, 봄 낚시를 즐기는 낚시꾼들도 보인다. 이기대의 중간쯤의 기암절벽도 볼만했다.
이기대를 지나자 곧장 오륙도의 다섯번째의 섬인 솔섬이 나온다. 섬 꼭대기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솔섬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선장의 안내방송에 의하면 200년쯤 된 소나무인데 지금은 자라지 않는 소나무라고 한다.
솔섬을 지나자 넓적한 수리섬과 송곳섬, 그리고 동굴섬과 등대섬이 차례로 얼굴을 드러낸다. 망망대해에서 만나는 섬이라서 그런지 어쩐지 반갑다. 동굴섬에는 수목이 자라는지 섬 군데군데가 푸릇푸릇 하다. 삭막한 바위섬인 오륙도에도 봄은 온 모양이다.
등대섬에 설치된 흰색의 펜스는 보기에도 어지러울 만큼 위태위태 보인다.
등대섬을 지나자 유람선은 방향을 바꿔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섬 주변에서라도 속도를 줄여 오륙도의 모습을 좀더 감상했으면 좋겠는데 정해진 시간 때문인지 유람선은 급하게 오륙도에서 멀어진다. 뒤에다 두고 오는 오륙도의 모습이 사진에서 많이 본 탓인지 눈에 익어 보인다.
창밖으로 가까이 본 바다의 모습은 마치 출렁이는 푸른 융단 같은 느낌이 든다.
그 푸른 물빛만으로도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다. 바다위에서 갈매기들이 비상을 즐기다가 먹이를 낚아채는 모습도 보이고, 요트나 수상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배가 파도를 가르면서 생기는 흰 포말들이 봄날에 무척 상쾌해 보인다.
부산에 살면서도 실제 오륙도를 가까이 볼 기회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나도 이번에 겨우 두번째로 가 보았는데 앞으로는 자주 가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삶의 찌꺼기를 떨쳐 버리는데는 그래도 바다 여행이 최고인 것 같다.
마음만 먹으면 이렇게 항시 바다를 볼 수 있고 바다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게 부산사람들에게는 아마 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1-04-1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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