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 부산의 모습은 이랬다오”
칼라사진으로 보는 ‘1951년 6월, 부산’
- 내용
소개하기에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놓쳐서는 안될 전시회인 것 같아 한번 다녀와 봤다.
도시철도 1호선을 타고 중앙동 역에서 내려 13번 출구로 나가니 40계단 문화관광테마 거리가 나온다.
공사중이라 좀 번잡스러웠지만 물지게를 지고 가는 아이들의 모습, 지게를 깔고 누운 노동자의 모습, 펑튀기는 모습 등의 조각품들이 길거리에 전시되어 있었다. 그 위로 둥근 형태의 소라계단이 보이고 그 계단을 지나니 40계단 문화관이 나온다. 이곳 6층에서 칼라사진으로 보는 '1951년 6월 ,부산' 이라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사진의 대부분은 1951년 5-6월 경의 부산 풍경을 담고 있는데 주로 감만동과 용호동, 용당동 쪽의 사진들이 많았다. 물론 국제시장과 부평시장, 육군병원으로 사용되었던 부산대학병원, 화재로 소실되어 지금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구 부산역, 그리고 묘비만 쭉 나열되어 있는 말 그대로의 유엔묘지 등이 보였다.
또 광복동, 대청동, 중앙동과 같은 중심지는 이층 목조 건물로 그런대로 사는 것이 좀 나아 보였지만 보수천과 전포촌 주변은 난민들이 모여 살아 수상가옥처럼 비참해 보이기도 했다.
사진을 들여다보니 내 기억 속에도 또렷이 떠오르는 풍경들이 있었다. 지게를 뉘이고 그 위에서 고단한 잠을 자는 지게꾼, 구두통을 메고 다니며 '딱쇼'를 외치던 슈산 보이들, 형제가 많다보니 아이가 아이를 업고 다니는 모습, 쌀가마니 등 짐을 잔뜩 실은 소달구지의 모습들은 60년대쯤에도 많이 볼 수 있었던 풍경들이었다.
오랫동안 벼르다가 이제야 보러왔다는 74세의 한 노신사는 구 부산역사의 모습이 또렷이 기억이 난다며 한참을 들여다보고는 만감이 교차한다는 말을 한다. 같은 연배로 보이는 안내자와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첫마디가 "그때는 무울게 읍서서..."라고 시작한다.
피난살이의 애환이 담긴 60년전 부산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이 전시회는 7월 31일까지다. 가능하다면 해운대나 남구 쪽에도 순회전시를 하면 어떨까 싶다. 이런 사진을 보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세대는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인데 거동이 불편해서 중앙동까지 찾아 오는게 쉽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1-07-0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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