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피는 마을
제3회 중리마을 연꽃축제를 다녀와서
- 내용
한여름 이글거리는 태양을 머리에 이고 시커먼 진흙 속에서 살포시 피어나는 연꽃. 그래서인지 번뇌와 오욕에서 벗어나 해탈을 꿈꾸는 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예쁘다고 하기에는 너무 세속적인 느낌이 들고 청초하다고 하기에는 뭔가 고요한 위엄이 있어 보이는 꽃이다.
기장군에는 연꽃 피는 마을이 있다. 철마면 웅천리 중리마을. 대규모 연꽃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다른 이름으로는 곰내 ‘연꽃마을’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철마 면사무소에서 정관 신도시로 가는 중간쯤에 위치한 마을인데 마치 대관령을 연상시키는 전형적인 산골 마을이다. 경치가 좋을 뿐만 아니라 공기가 도심과는 완전히 다른 것 같다. 이 곳에서 지난 23, 24일 양일간 제3회 중리마을 연꽃축제가 열렸다.
연꽃은 다년생 수초로서 7-8월경에 직경 20센티 가량의 분홍색, 백색의 꽃이 핀다. 뿌리는 연근으로, 열매는 연밥이라 하여 식용이나 약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축제가 열리는 한편에서는 연차 시음회가 열리고 있었다. 만개한 연꽃을 큰 그릇에 담아 우려내는데 녹차와는 맛이 다르다. 아주 미약한 향이 나는데 그게 아마도 연차의 본래 맛인 듯 했다. 흰 모시한복을 차려입고 연차 한잔을 권하는 다도회 여인들이 아름다워 보였다.
연밭은 사진에서만 보았을 뿐 실제로 보기는 처음이라 꽃이 좋은지 어쩐지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이곳 이장의 이야기로는 작년에 연을 수확해서 올해 꽃이 풍요롭지 못하다고 한다. 내년에는 좀더 좋은 꽃을 볼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단다.
넓은 연밭에는 두 채의 원두막이 세워져 있고 고랑을 만들어서 연꽃 사이를 산책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한낮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아직 만개할 시기가 아니라서 그런지 봉우리를 맺고 있는 꽃들이 많았다. 연잎은 크고 싱싱해 보였는데 어떤 것은 여성용 파라솔만큼이나 큰 것도 있었다. 저 잎에 불린 찹쌀을 넣고 잘 접어서 푹 찌면 연밥이 되리라......
축제는 끝났지만 연꽃은 9월 초순까지도 볼 수 있다고 하니 시간이 나면 구경을 가도 좋을 것 같다. 다만 교통편이 좋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가 좀 힘든 것 같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도시철도 4호선을 타고 고촌역에서 내려 73번 버스로 환승해야 하는데 이 버스의 배차시간이 1시간 간격이라고 한다. 좋은 것을 즐기려면 역시 고생이 뒤따라야 하는 것 같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1-07-2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