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장소녀 송현이의 부산나들이
‘순장소녀 송현, 비사벌을 말하다’
- 내용
1500여 년 전 비사벌의 지배자와 함께 땅 속에 묻혔던 열 여섯 살 소녀 송현이를 만나러 갔습니다. 키 153cm의 아담한 체격을 지닌 이 소녀는 지난 2007년 발굴된 경남 창녕군 송현리 고분에서 출토된 인골 중 하나입니다. ‘송현이’라는 예쁜 이름은 발굴 지역인 창녕 송현동의 이름을 본딴 것이라고 하네요. 현대 과학의 힘을 빌려 다시 태어난 송현이를 보기 위해 특별교류전이 한창인 복천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박물관 입구에서부터 ‘순장소녀 송현, 비사벌을 말하다’라는 현수막이 붙어있고, 1층 기획전시실 앞에도 부산 나들이에 나선 송현이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이곳에는 송현이를 비롯하여 송현리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 180여 점이 함께 전시되어 있는데, 무엇보다 전시실 한가운데 놓인 녹나무관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관은 당시 지배자의 권세를 잘 보여주며, 일본과도 교류가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고 합니다. 무덤에 부장된 각종 장신구나 토기 등을 통해 5~6세기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가장 관심을 가진 송현이에 대해서는 무릎을 꿇는 생활을 많이 한 것으로 보아 시녀로 추정되며, 매장되기 전 중독사나 질식사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가설명이 붙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소녀의 왼쪽 귀에 걸린 귀걸이를 보아 상당한 신분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소녀의 순장이 자의적이었든 강제적이었든 너무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은 관람객의 마음을 울적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풍습이 없어져서 좋다는 아이의 말이 아니더라도 현대에 태어난 것을 무척 다행스럽게 여겨야겠습니다.
이 전시는 오는 8월 28일까지 계속되며 8월 13일과 27에는 전문가의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부산을 찾은 송현이를 통해 옛 문화를 더듬어보는 것도 여름 방학을 알차게 보내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복천박물관 홈페이지 http://bcmuseum.busan.go.kr/
- 작성자
- 이상미/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1-08-0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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