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
시각장애인도 체험할 수 있는 해양자연사박물관 전시실
- 내용
눈과 귀가 열리지 않은 헬렌 켈러 여사가 ‘3일 동안만 볼 수 있다면’ 이란 수필에서 다음과 같이 말을 했습니다.
“만약에 내가 3일 동안만 볼 수만 있다면 첫째 날에는 사랑하는 친구들을 모두 보고 싶다. 오후가 되면 오랫동안 숲속을 산책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흠뻑 적시고 싶다. 그리고 감사의 기도를 하고 싶다.
둘째 날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밤이 낮으로 바뀌는 가슴 떨리는 기적을 보고 싶다. 그리고는 박물관으로 가서 손끝으로만 보던 조각품들을 보면서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싶다.
셋째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평범한 길거리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일상생활을 이해하고 싶다.”
국내에도 20만 시각장애인이 있다. 소수의 사람들이다 보니 그들을 위한 배려와 시설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묻게 된다. 헬렌켈러가 말한 손끝으로 보던 조각품이라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우리사회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주어지고 있는가?
우리 부산에 한 특별한 전시관이 있다. 그들이 손끝으로라도 전시품을 만져볼 수 있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국내 최초의 시각장애자 전용관’이다. 다름 아닌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내에 위치해 있다. 아이들과 해양생물들을 보러갔다가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해양생물관련 화석류, 패류, 갑각류, 어류, 파충류의 실제 박제품으로 시각장애자가 손으로 관람 가능하도록 전시되어 있고, 모든 설명서를 점자화 하였다. 두툽상어, 돌돔, 도루묵, 대모, 황돔, 홍어 등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있다. 박제된 해양생물도 손끝으로 만지고, 생물들에 대한 설명들도 점자로 읽어 볼 수 있는 전시관이다.
누구나 일상 속에 숨겨진 세상을 탐구하고픈 인간다운 욕구가 있다. 신체적 장애로 인해 기회가 차단된 이들에게 이런 사회적 배려가 있다면, 그들도 우리가 사는 세상을 따뜻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의 시각장애인 전용관처럼 시각위주로 일상화되어진 상설된 여러 전시실에 그들만을 위한 특별한 배려가 마련될 수 있다면 더불어 사는 세상의 기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의 삶에 뛰어넘어야할 아무런 한계가 없다면 우리가 하는 경험들은 결실의 기쁨을 잃어 버린다. 어둔 골짜기를 지나가는 고난이 없다면 산 정상이 서는 기쁨도 사라진다.”
- 헬렌켈러
- 작성자
- 김광영/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1-08-2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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