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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광복절, 광복동 거리를 걸어보니…

내용

‘광복절’ 하면 부산에서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곳이 있다. 중구 광복동이다.

1945년 8월 15일은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이 손에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와 만세를 불렀다고 하니 광복동 거리도 그랬으리란 생각이 들어 오랫만에 한번 찾아가 보았다.

1900년대만 해도 광복동은 갯벌이었다고 한다. 이후 매립작업을 하면서 광복동과 남포동이 생겨났는데 일본인들이 모여들면서 번성해졌다고 한다. 그러다가 1945년 해방이 되자 일본인들은 떠나가고 광복을 기린다는 뜻에서 광복동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도시철도 1호선을 타고 남포동역에서 내려 7번 출구로 나가니 광복동 입구가 나왔다.

이곳은 예전 시청이 있을 때 각종 행사를 알리는 조형물이 늘 서있던 곳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2월의 크리스마스 트리였는데 그게 요즘 크리스마스트리 축제로 발전한 것 같다. 지금은 아무런 조형물도 없이 휑하니 비어 있다.

광복동에는 카메라, 시계, 피아노, 가전제품 등 고가품이나 유명 메이크의 의류, 구두 등을 파는 상점들이 많았었다. 그래서인지 광복동 하면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고급스러운 거리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품목들이 많이 달라져 있어 시대의 변화가 느껴지기도 한다.

도로변에는 과거의 역사를 알리는 안내판과 재미있는 조각품들이 보인다. 악수를 하자고 손을 내밀거나 벤치에 다리를 포개고 앉은 신사의 동상들이 있다. 중국 관광객들이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기도 한다. 또 거리 중간에는 개울을 만들어 놓고 그 속에서 아이들 세명이 물장구를 치는 모습의 동상도 있고 가로등 위에도 두사람이 걸터 앉아있다.

사람에 떠밀리듯 걷다보니 예전의 미화당 백화점까지 걸어내려 왔다. 그런데 도무지 눈에 띄어야 할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 때마침 지나가는 여중생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 광복절 맞제? 그런데 여기는 태극기가 하나도 안보인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린 여중생이 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토록 태극기 다는 일을 온동네가 깡그리 잊어버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광복절날 광복동 거리만은 태극기의 물결로 출렁거릴 것이란 나의 상상이 우습게 느껴졌다.

광복절날 광복동 거리를 걸어보니 66년전 많은 사람들이 감격스러워 하던 모습의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뭐라고 할까... “나는 광복절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그런 광복동 거리요” 하는 낯빛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작성자
정헌숙/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1-08-1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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